(上) K-콘텐츠, 수출지형을 바꾼다
최근 5년 글로벌 팬덤 급속 확산
韓문화 영향력 세계 31위 → 7위
한류품목 수출 매년 13.7% 늘어
전체 수출액 평균 증가율의 2.5배
음악·영화 등 대중문화 중심에서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까지 관심
웹툰·웹소설 등 영상화 프로젝트
또다른 고부가가치 창출 이어져
최근 5년 글로벌 팬덤 급속 확산
韓문화 영향력 세계 31위 → 7위
한류품목 수출 매년 13.7% 늘어
전체 수출액 평균 증가율의 2.5배
음악·영화 등 대중문화 중심에서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까지 관심
웹툰·웹소설 등 영상화 프로젝트
또다른 고부가가치 창출 이어져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미국 ABC TV 새해맞이 특집쇼에서 뉴진스가 '슈퍼샤이'를 부르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데뷔한 지 2년도 채 안된 신인그룹이지만 이미 맥도날드, 아이폰,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며 슈퍼 IP로 성장 중이다.
'더 글로리: 시즌1'은 2023년 상반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비영어 드라마 3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오징어게임'에 이어 오는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제29회 미국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에서 '무빙' '몸값' '마스크걸'과 함께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K콘텐츠, K뷰티·K푸드 등 소비재 수출 견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021년 'BTS부터 오징어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계 거물이 됐나'라는 기사를 통해 K콘텐츠 산업에 주목한 지 2년, K콘텐츠 열풍은 아직 식을 기미가 없다. 덕분에 K콘텐츠 산업은 지난 30년간 반도체·자동차·조선이 견인해온 하드파워 중심의 한국 수출산업 지형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022 콘텐츠 산업 백서'에 따르면 K콘텐츠 산업은 지난 2016~2020년 연평균 매출 4.9%, 수출 18.7%로 급성장했다. 2021년 기준 수출 규모가 124억달러로 디스플레이패널(36억달러), 가전제품(84억달러)을 추월했다.
콘텐츠 산업은 음악·방송 등 문화콘텐츠 수출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 제고로 화장품(K뷰티), 가공식품(K푸드) 등 한류와 밀접한 소비재 수출을 촉진하고, 관광 등 연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소프트파워'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한류 품목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13.7%로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수출액의 연평균 증가율 5.4% 대비 약 2.5배 높았다. 한류 확산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37조원에 달했다. 2017년부터 5년간 수출 신장을 통해 유발한 국내 생산액은 문화콘텐츠가 6조5000억원, 소비재가 30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한류가 창출한 부가가치는 소비재 9조9000억원, 문화콘텐츠 3조3000억원이 각각 환산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커 취업유발인원이 16만명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2017년 세계 31위에서 5년 만에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미국 US뉴스·와튼스쿨 발표 기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일본, 스페인, 영국에 이어 7위다.
■"K콘텐츠,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국가 성장 이끌 것"
그렇다면 올해 콘텐츠 산업의 전망은 어떨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K콘텐츠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쟁 심화에도 국가 성장을 이끄는 퍼플오션(Purple Ocean)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는 "완벽한 '굳히기'를 할지 정체 상태에 머물지 '갈림길 위에' 있다"며 "'오징어게임 2'와 같은 대작이 공개되는 등 관심을 끌 만한 요인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K드라마 제작비 상승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상존하는 가운데 기대작이 쏟아진다. 황동혁 감독이 한창 '오징어게임' 시즌2를 촬영 중인 가운데 넷플릭스는 올해 '지금 우리 학교는2'와 '지옥2'를 공개한다. 지난해 '무빙'의 인기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 디즈니+는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출연작인 '삼식이 삼촌' 등을 내놓는다. 또 웨이브와 합병 얘기가 오가는 티빙은 역대 오리지널 최고 히트 예능 '환승연애' 시즌3 등을 공개한다.
국내 실물 음반 연간 판매량 1억장 시대를 연 K팝은 팬덤의 확장세가 굳건하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1∼10월 K팝 음반 누적 수출액은 3000억원을 넘기며 연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록 방탄소년단은 군복무로 부재중이지만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등의 활약과 캣츠아이, 넥스지 등과 같이 한국 기획사와 미국·일본 글로벌 음반사가 함께 선보이는 신인 그룹의 데뷔가 이어진다. 키움증권은 "하이브(세븐틴, 투바투, 엔하이픈), JYP(스키즈, 트와이스), 에스엠(NCT 드림), 큐브(여자아이들) 등 소속사 톱스타가 건재하고, 에스엠(라이즈), YG(트레저), 웨이크원(제베원), 스타쉽(아이브)의 신인 활약과 성장도 현재 진행형"이라며 "레벨업"을 예고했다.
웹툰 기반 IP의 흥행과 확장도 주목된다. 특히 네이버 웹툰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꾀한다. 웹툰·웹소설을 원천 콘텐츠로 하는 300여개 영상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가운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가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정부, 해외진출전략협의체 강화
K콘텐츠가 우리나라 11대 수출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에서는 K콘텐츠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콘진원의 조현래 원장은 "콘텐츠 산업 글로벌 거점인 해외비즈니스센터를 올해 25곳으로 확대하고 해외진출전략협의체의 기능을 강화해 한국 콘텐츠 기업의 든든한 수출지원군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진출 지원예산 역시 2023년 대비 72% 이상 증가한 679억원이 편성될 예정이다. 관계부처 합동 한류박람회 등 한류마케팅 사업도 강화해 K콘텐츠 내 한류 연관산업 제품의 홍보를 지원하고 국내판매 증대와 더불어 해외수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방침이다.
신기술을 콘텐츠 산업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숙제다. 삼일회계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 PwC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2023~2027)'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의 성장률이 매년 둔화돼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둔화된 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 생성형 AI, 메타버스, NFT와 같은 신기술을 산업에 어떻게 도입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