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한국 금융 브랜드라서 좋아요"
청소년 등 미래 고객 먼저 반응
K컬처 행사서 후원사로 눈도장
부코핀은행 경영 역량 강화 박차
차세대 은행시스템 도입 적극 추진
디지털 서비스 앞세워 수익 개선
"한국 금융 브랜드라서 좋아요"
청소년 등 미래 고객 먼저 반응
K컬처 행사서 후원사로 눈도장
부코핀은행 경영 역량 강화 박차
차세대 은행시스템 도입 적극 추진
디지털 서비스 앞세워 수익 개선
고급·초급 교육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전사적으로 변하고 있는 KB부코핀은행의 현재를 보여준다. 동행한 박세곤 KB부코핀은행 본부장은 "KB가 인수하기 전에는 제대로 된 교육이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직원의 역량 향상을 통한 성과 및 생산성 제고는 물론 KB의 가치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강력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KB부코핀은행에는 변화의 바람이 한창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 이후 추가 지분을 매입, 현재 지분 66.88%를 확보했다. 누적 투자금액만 1조5121억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은 외국자본의 은행업에 대한 진출장벽이 매우 높아 외국인의 현지 은행 지분 보유한도는 40%에 불과하다. 기준을 넘어선 지분은 부코핀은행을 살려야 한다는 현지 금융당국의 간절함이 반영됨과 동시에 KB국민은행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실은행 인수라는 한국산 '색안경'을 벗으면 KB국민은행의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거점 확보라는 인도네시아산 '미래 지도'가 보인다는 평가다.
■다시 일어서는 KB부코핀은행
연수원 1층에는 KB부코핀은행 센트라야점이 입점해 있다. 델리마 센트라야점 지점장은 부코핀 은행에서만 26년 근무한 산증인. 한국 기자를 만나자마자 "현지 금융기관은 물론 직원과 고객들도 KB가 한국 유명 금융 브랜드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코핀이 어떻게 변신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옛날 같은 경우에는 나이 많은 고객들만 은행 창구를 찾았는데 최근에는 청소년도 많이 보인다"면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SNS 홍보를 펼치고 있는데 K컬처 영향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월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열린 'SMTOWN LIVE 2023'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KB부코핀은행 역시 현지 후원사로 함께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KB부코핀은행이 한국 금융사인 것을 알리는 게 마케팅 포인트"라며 동행한 본사 직원들에게 TV 광고 등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델리마 지점장의 안내로 은행 내부로 들어가니 기존 책상 절반 정도가 비어 한산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델리마 지점장은 "과거에는 여신 업무를 하는 직원, 수신 업무를 하는 직원이 각각 있었다면 지금은 한 사람이 여·수신 업무를 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업무효율이 높아지면서 고객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비용도 크게 절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부실로 직원들 급여가 오르지 못했는데 빨리 정상화되어서 급여도 높아지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직원들의 희망처럼 KB부코핀은행은 오는 2025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 인니 금융당국이 부여하는 은행종합건전성등급에서 사실상 최고 등급인 2등급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22년 5월 KB금융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인사책임자(CHO),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역임한 이우열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그 변화의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이 행장은 "2024년까지 충당금 전입 전 영업이익(PPOP) 흑자전환과 2025년에 순이익 흑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KB 시너지로 'J커브'의 신화 기대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Mother Market)'으로 설정하고 그룹 내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KB는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7개의 계열사(은행, 증권, 손보, 카드, 캐피털, 자산운용, KB DataSystem)가 현지에 진출했다. 당연히 KB부코핀은행이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KB부코핀은행은 기대보다 턴어라운드 속도가 더디다. 예상보다 큰 부실 규모에 코로나19가 겹쳤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특유의 경영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최대 경제대국으로 세계 4위의 인구(2억7000만명)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한국 대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단기간 성과를 낸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로 좀처럼 노(NO)라고 말하지 않아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것이 현지 한국 기업인들의 전언이다.
이강현 재인도네시아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존 시장을 장악한 중국 및 일본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인니 정부의 정책 일관성 부족과 각종 수입규제 조치 등 비관세장벽과도 싸워야 한다"면서 "조급함을 버리고 현지 법을 준수하면서 긴 호흡으로 완만한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4대 현지 은행이 리테일 은행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KB부코핀은행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게 현실이다. 이에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의 미래성장 마스터플랜을 오는 2030년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량자산 집중 확대를 통한 성장기반 재건(Rebuild Foundations) △안정적 우량자산 성장과 리테일·중소기업시장 선별적 확장(Focused Bank) △사업 전 부문 안정적 성장을 통한 '유니버설 은행' 도약(Full-Fledged growth) 등이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은 차세대 은행시스템(NGBS·New Generation Banking System) 도입을 적극 진행 중이다. NGBS의 슬로건은 '은행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로 디지털 서비스를 앞세워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도 성장률과 수익률이 높은 시장임을 보여준 바 있다"며 "향후 경제성장 가능성과 낮은 은행 침투율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기회 또한 충분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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