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충전소 폭발 후 화재..일대 '아수라장'
주민들 "굉음과 함께 반경 300m 불바다"
주민들 "굉음과 함께 반경 300m 불바다"
2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1분께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3시간여만에 꺼졌다.
이 사고로 A씨(36)와 B씨(63)가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 C씨(40)와 D씨(70)가 각각 손과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며, E씨(57)도 이마에 화상을 입는 등 3명이 경상으로 분류돼 치료받았다.
충전소 인근도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발 후 화재로 전소한 승용차 한 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녹아내린 채 도로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충전소에 LPG를 공급 중이던 탱크로리를 비롯해 반경 300m에 있던 차량 10여대도 크고 작은 피해로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충전소 맞은편 주택을 비롯한 10여채의 건축물들은 폭발 사고와 함께 화염에 휩싸여 불에 타거나 유리창이 깨졌다. 사고 지점에서 직선으로 200m가량 떨어진 용평도서관은 2층 건물의 유리창이 모두 파손됐고, 차도에서 인도의 보행자를 보호하는 분리대는 화염에 완전히 녹아내렸다.
사고로 이재민이 된 한 주민은 "폭발 굉음과 함께 반경 300m 주변이 순간 불바다로 변했다"라며 "마치 전쟁이 나 폭격을 맞은 줄 알았다"라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폭발 현장을 목격한 한상욱씨(33)는 "평창나들목 인근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있다고 해서 소방대원과 함께 도로를 통제하던 중 충전소에서 갑자기 땅이 흔들릴 정도의 폭발이 발생했다"라며 "급히 현장을 피하며 도망치던 중에도 충전소 인근에 주차된 차량 등에서 폭발이 잇따랐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씨가 촬영한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을 보면 맨눈으로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바닥에 가스로 추정되는 연기가 반경 20m가량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폭발 사고 직후 평창군은 주민들에게 "가스충전소 근처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차량은 우회하라"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놀란 주민 25명은 백옥포리 마을회관과 장평2리 마을회관으로 나누어 대피했다. 군은 이들 주민에게 긴급재난 용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로 장평리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현재 당국이 복구 중이다.
소방 당국은 "대원 117명과 장비 58대를 투입해 2시간여 만에 폭발 현장의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전날 오후 11시59분께 완전히 진화했다"라고 밝혔다.
폭발 후 충전소 주변 세차장, 주택, 농기구센터 등 곳곳으로 번진 불씨도 모두 꺼졌다.
이번 화재로 인해 주택 등 건축물 14동과 차량 14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정확한 폭발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