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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전기차는 비야디? 美-유럽, 비야디 고강도 견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05:00

수정 2024.01.03 05:00

지난해 4분기 中 비야디 판매량 급증, 테슬라 제치고 1위 전망
中 정부 지원 덕에 전기차 산업 급속 성장
유럽에서는 中 저가 공세에 몸살...견제 강화
美 역시 견제 동참. 서방 견제가 자충수 될 수도
지난해 10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친' 모델이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친' 모델이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가까워졌지만 정치적 견제 때문에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에서 경쟁하기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브랜드 견제가 결국 서방에 독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美 테슬라, 中 비야디에게 1위 뺏기나
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비야디는 지난해 4·4분기에 52만6409대의 순수 전기차를 팔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판매량이 70% 이상 늘었다.

비야디는 지난해 3·4분기에 43만2000대의 전기차를 팔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 테슬라(43만5000대)에 밀려 근소한 차이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FT는 테슬라가 2일 지난해 4·4분기 판매량을 발표한다며 1위 자리를 지키려면 시장 전망치를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에서 예측한 테슬라의 해당 분기 판매량은 48만3000대로 비야디에 크게 못 미친다.

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비야디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4분기만 해도 9% 수준으로 테슬라(19%)와 폭스바겐그룹(10%)에 이어 세계 3위였다. 비야디는 2022년 1·4분기에 폭스바겐을 제쳤고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 지난해 3·4분기에 테슬라와 거의 비슷한 점유율을 확보했다.

비야디는 중국에서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로 분류하는 기준으로 따지면 이미 2022년 상반기에 테슬라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비야디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기차와 휴대전화, 여객기 등 중국의 "우수한 제조업 기량"을 언급하며 "경제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운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질적인 대기 오염에 시달리던 중국은 지난 2010년 10년간 전기차 연구개발에 1000억위안(당시 약 17조원)을 쏟아 붓는다고 밝혔으며 이후 배터리와 완성차까지 중국 안에서 만들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영국 배터리 컨설팅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유럽 배터리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공장 가동률이 70%를 넘겨야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약 55%의 가동률에도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산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에 보조금을 제외하는 등 해외 기업을 견제하며 중국 기업을 육성했다.

지난해 9월 11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 항구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차량들이 수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11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 항구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차량들이 수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심기 불편한 서방...中 견제 가속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지원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서방 시장을 두드렸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27.5%에 달하는 관세를 적용해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약 10%)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은 고민이 많다. 현재 EU에서 팔리는 중국산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유럽산 전기차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관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EU 전기차 시장의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8%로 2025년에는 15%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헝가리에서 전기 버스 공장을 운영하는 비야디는 지난달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에 유럽 첫 승용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에 긴장한 EU 집행위는 지난해 9월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에 부당한 보조금을 주는 지 조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2월 14일 개편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명단을 공개하고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프랑스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과 한국의 전기차들이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독일은 같은달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고 있는 미국은 견제 강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2021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도입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과 핵심 광물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게만 최대 7500달러(약 978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1일 발표에서 올해 IRA 혜택 적용 차종이 지난해 말(43개)보다 대폭 줄어든 19개 차종이라고 알렸다. 미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달 1일 외국우려기업(FEOC) 세부 규정을 공개하고 IRA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2024년부터 배터리 부품, 2025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을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FEOC는 우려국 정부 및 기관의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으로 거의 모든 중국 기업들이 FEOC로 간주된다. 미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1일 WSJ는 서방의 이러한 중국 전기차 견제를 지적하며 견제가 강화될수록 서방의 전기차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서방에서 거절당하더라도 자국 내 보조금과 신흥시장 판매에 힘입어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9월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차량을 구경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차량을 구경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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