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금투세 폐지 공식화..."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대주주 기준 50억 상향 이은 '금융투자 활성화' 방안
연간 세수감 1조원 달해...실제 수혜자도 적어
폐지까지 '산 넘어 산'...적정 수준 합의 이뤄야
대주주 기준 50억 상향 이은 '금융투자 활성화' 방안
연간 세수감 1조원 달해...실제 수혜자도 적어
폐지까지 '산 넘어 산'...적정 수준 합의 이뤄야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증시 개장식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시사하며 올해 정부의 투자 활성화 기조가 뚜렷해졌다. 지난해 연말 극적으로 대주주 기준을 완화한데 이어 주식투자 등에 따른 차익에 대해서도 큰 폭의 면세 방침을 밝힌 셈이다. 다만 국회 합의가 필요한 만큼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투세 폐지 시 연간 줄어드는 세수는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거스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3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융투자소득세가 2025년부터 시행되면 2027년까지 3년간 세수가 4조328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세수는 1조3443억원이다. '2022년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바꿔 말하면 금투세를 폐지할 경우 3년간 4조원가량의 세수가 줄어드는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주식시장 안정을 이유로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했다. 이어 새해를 맞은 2일에는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법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내 주식의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지는 만큼 더욱 많은 자금이 증시로 투입될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최근 우리나라 증시 내 자금 추이는 겨우 하락세를 벗어난 참이다. 국내 증시 내 투자자예탁금을 기준으로 올해 1월에 전년대비 30% 쪼그라든 규모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 상승을 거치며 10월 전년동월대비 증가전환을 이뤘고 12월 기준 14% 증가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내년 경기 부양이 목표인 정부로서도 금융 투자 활성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이 우리나라 가계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6%에 이른다. 사실상 국민이 보유한 대부분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려있다는 의미다. 고질적인 부동산 거품이 다른 투자처로 자금이 분산되며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투세 폐지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수혜를 입는 금투세 과세 대상이 소수에 그쳐서다.
기획재정부는 2020년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당시 과세 대상을 약 15만명으로 예상했다. 2019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중복 제외) 약 600만명의 2.5%에 해당한다.
금투세 연기를 기준으로 조정한 증권거래세 역시 폐지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다. 여야는 금투세 적용 시점을 조정하는 대신 모든 주식 거래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를 기존 0.23%에서 2023년 0.20%, 올해 0.18%를 거쳐 최종 0.15%까지 내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실제로 금투세 폐지가 확정될 경우 기존의 거래세율도 새롭게 조정과 합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병환 차관은 "금투세 폐지가 우리 주식시장과 주가의 불안 또는 마이너스 요소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세법 개정 과정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정부가 여야 합의된 사항을 파기하고 있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지난해 역대급 세수 감소 상황에서 정부가 향후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보완할지 대책도 없이 세수 포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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