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구노력 충분치 않다" 워크아웃 난항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대상 설명회를 열고 자구계획과 이행의지를 설명했다.
태영건설에 2002억원을 빌려준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에서는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3~4개월간 채권단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실사를 진행하는 3~4개월간은 태영건설 모회사 TY홀딩스와 계열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태영은 지난해 12월 28일 부족자금 조달을 위한 태영그룹 지원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약 3000억원) △평택사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약 1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산은에서는 채권단 회의를 소집 통보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9일 태영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400억원밖에 투입하지 않았고 태영이 스스로 제시한 지원안을 어겼다는 것이다.
회의에서 산은 측은 "계열사와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 계획이 전제되지 않으면 절대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는다"라며 "오늘(3일) 12시까지 1100억원 규모 잔금을 입금하라고 했지만 TY홀딩스에서 납입이 어렵다고 회신했다"고 지적했다. 산은 측은 "지금의 자구 계획으로는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별도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정리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미착공 사업장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본 PF로 넘어가기 전인 브릿지론 단계에 있는 사업이 많은 데다, 태영의 자체 사업이 많아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은행권도 "산은 입장이 가장 중요"
은행권에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 태영의 추가 자구노력이 없을 시 워크아웃이 좌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채권자들이 태영그룹이 어느 정도의 자구계획 및 이행의지를 피력할 지를 중요하게 볼 것"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의견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오늘은 설명회이기 때문에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결정되지 않는다"라며 11일 채권단 첫 협의회가 관건이라고 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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