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18㎝ 흉기로 이재명 피습, 형량 얼마나..박근혜·리퍼트 피습 때는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4 06:00

수정 2024.01.04 06:00

지난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피습한 옹의자가 흉기를 든 채 경찰에 제압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피습한 옹의자가 흉기를 든 채 경찰에 제압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전 정치 테러범들에 대한 처벌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앞선 정치인 피습 사건들에서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느냐에 따라 형량이 엇갈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를 급습한 피의자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는 충남 거주 60대 김모씨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법조계는 살해 의도, 흉기의 종류, 공격 부위 등을 미뤄봤을 때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커터칼 피습' 징역 10년

앞서 유력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사건의 범인들은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커터칼로 피습한 A씨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고, 2015년 5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공격한 B씨의 경우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원은 '살인미수' 혐의를 두고는 두 사건을 다르게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만 인정했지만, 리퍼트 대사 사건에는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다.

A씨에 대해 당시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상해죄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다.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10㎝ 정도의 커터칼에 귀 아래부터 우측 얼굴 턱 윗부분까지 11㎝ 정도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문구용 커터칼은 살인 도구로 다소 미흡하고 부상 위치가 생명에 위협을 받을 부위는 아니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B씨의 경우 2016년 9월 대법원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사용한 흉기의 총 길이가 25㎝, 칼날 길이가 12.5㎝인 과도인 점 등을 고려해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흉기로 사람의 얼굴 또는 목 부위에 중대한 상해를 가하는 경우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칼이 위에서 아래로 찍히는 방법으로 만들어졌을 경우로 보인다. 피고인이 강력한 상해의사로 공격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李 습격' 김씨 "죽이려 했다" 진술

법조계 전문가들은 살해 의도, 흉기의 종류, 공격 부위 등을 통해 살인미수 인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일 경찰에서 "이 대표를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사용한 흉기는 지난해 인터넷으로 구입한 것으로 등산용 칼을 변형했고 총 길이는 18㎝, 칼날 길이는 13㎝에 이른다. 또 이 대표를 공격한 부위가 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목 부위를 노려 공격했다는 점도 김씨의 살인의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해석이다.


검찰 출신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목 부위를 찌른 사건들은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더라도 살인미수로 기소돼 유죄가 나오기도 한다"며 "경정맥을 공격했다는 점에서도 살인미수 혐의로 유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