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 둔화 흐름이 3일(이하 현지시간) 재확인됐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구인·이직실태조사(JOLTS)에서 기업들의 구인 규모가 879만명으로 시장 예상치 880만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 둔화세 흐름도 확인됐다.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해 12월 제조업지수가 기준선 50을 밑돌아 소폭의 둔화 흐름을 보였다.
구인, 2년여 만에 최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JOLTS에서 지난해 11월 기업들의 구인규모가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880만명에 근접한 879만명으로 집계됐다.
구인 규모는 실업률이 5.3%로 변동이 없었던 가운데 전월비 6만2000명 줄었다.
동시에 감원도 줄었다. 11월 감원규모는 11만6000명으로 감원율이 1%에서 안정됐다.
노동자 1명당 가능한 일자리 수는 1.4개로 낮아졌다. 여전히 예년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2022년의 2개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노동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음을 가리켰다.
연착륙
JOLTS는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의 깊게 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다.
노동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주범인 공급망 차질, 노동공급 부족 문제 가운데 전자는 해소가 됐지만 노동공급 부족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노동공급 부족 속에 임금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연준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노동시장 과열 해소가 재확인되면서 연준의 연착륙 행보가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자드의 수석시장전략가 론 템플은 "이번 JOLTS 데이터는 연준이 연착륙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ISM 제조업지수 지난해 12월치도 미 경제 연착륙을 예고했다.
12월 제조업지수는 47.4로 기준선 50을 소폭 밑돌았다. 기준선을 밑도는 것은 제조업 경기 수축을 예고한다.
지수는 11월에 비해 0.7p 상승했고,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 47.2보다 높았다.
제조업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급격한 침체는 없다는 뜻이다.
국채 수익률, 4% 육박
이같은 연착륙 신호는 그러나 뉴욕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가 서서히 김이 빠지고 있어 연준이 올해 급격하게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설 필요가 그만큼 사라졌기 때문이다.
라자드는 이날 지표는 미 노동자들과 경제에는 희소식이지만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하를 불필요하게 만들어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금융시장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중 0.04%p 상승한 3.967%까지 올라 4%에 바싹 다가섰다.
또 시장이 판단하는 연준 기준금리 변화 전망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수익률은 0.013%p 상승한 4.341%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뉴욕증시 3대지수는 새해 들어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전날 강보합 마감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도 이날 0.5% 하락하며 하락대열에 합류했다.
테슬라가 3% 넘게 급락하고, 애플은 1% 가까이 하락하는 등 빅7 약세도 지속됐다.
나스닥은 0.85%,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오후장 들어 0.6% 하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