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제2의 태영건설" 경고음
일부 건설사들 단기 유동성 위험
업황 개선없인 유동성 문제 반복
"신용등급 하향 건설사 부실 우려"
일부 건설사들 단기 유동성 위험
업황 개선없인 유동성 문제 반복
"신용등급 하향 건설사 부실 우려"
업황부진 속 PF와 미분양 리스크 등을 종합해보면 단기 유동성 위험이 큰 건설사들이 곳곳에 있다는 지적이다.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구조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기가 힘들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태영건설·롯데건설 '닮은꼴 리스크'
4일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PF 리스크가 수면으로 올라오고 정부 지원이 예상되다 보니 PF 문제가 끝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태영건설에서 끝나는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외에도 PF 우발채무 리스크와 미분양 리스크로 유동성이 빠르게 축소되는 위험기업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내 돌아오는 PF가 유동성보다 크고,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도급 PF를 보유한 비중이 높은 공통점을 지닌 기업으로 롯데건설을 지목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규모는 3조2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 PF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롯데건설의 보유현금은 2조3000억원 수준이고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은 2조1000억원"이라며 "여기에 1·4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를 고려했을 때 현재 유동성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PF 만기가 연장된다고 해도 본PF로 전환되지 않는 한 리스크가 다시 돌아온다는 점에서 부동산 업황의 개선 없이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건설·신세계건설에도 '경고음'
동부건설과 신세계건설도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졌다"면서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583억원인 데 비해 단기차입금 규모가 4189억원에 달하고, 순차입금은 4800억원에 이르는 점을 지적했다.
신세계건설은 현금성 자산 1468억원에 단기차입금이 1700억원 규모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만기가 대부분 3개월 이내에 몰려 있고, 순차입금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배 연구원은 "대구 수성4가 공동주택,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등 일부 미분양 현장의 미수금, 충당금 설정으로 운전자본이 악화되고 있다. 추가적 충당금 설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기업은 지난해 연말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동부건설의 기업어음·전단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내렸다. 건설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PF 익스포저 축소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돼 자금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 김현 책임연구원은 "외형 축소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공사미수금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금융환경 악화에 따른 자금소요 등을 고려할 때 재무부담은 확대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재무부담 확대를 감수하더라도 최대한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미분양 등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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