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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워크아웃 제동... 피 마르는 시공현장 [태영發 건설업계 먹구름]

이종배 기자,

연지안 기자,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4 18:26

수정 2024.01.04 18:26

주택사업장 절반 공정률 50% ↓
구미 그랑포레 데시앙 1.2% 그쳐
연쇄 보증분양사고 불안감 확산
이복현 "자구안, 남의 뼈만 깎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갈림길에 선 태영건설의 분양보증 사업장 중 절반가량이 공정률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는 1~2%대에 불과해 자칫 시공에 차질이 생길 경우 분양보증 사고가 잇따라 터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업계 등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분양보증을 받아 공사 중인 14곳(1만2395가구) 가운데 공정률 80%(지난해 말 기준) 이하 사업장이 8곳에 이른다. 50% 이하 7곳, 60%대는 1곳으로 일부 단지는 1%대 공정률에 머물러 있다. 일반적으로 HUG는 분양보증사고 발생 시 공정률이 80% 이상이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대금을 환급하지 않고 시행자가 돼 공사를 마무리한다.


단지별로 경북 구미 '그랑포레 데시앙 1블록'은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이 1.20%이다. 1350가구 규모로 오는 2027년 3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 계약률이 20%를 밑돌아 선착순 분양을 하고 있다. 769가구의 경기 의왕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도 공정률이 2.15%로 갈 길이 멀다. 이 단지 역시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률이 80%를 넘긴 곳은 △신진주 역세권 B2블록 공동주택 △양산 사송 더샵데시앙 B9블록 △용인 드마크 데시앙(용인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 6곳 정도다.

HUG는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바로 보증사고로 보지 않는다. 시행 및 시공사 부도·파산, 혹은 공사중단(3개월 이상) 등 특정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보증사고로 보고 개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률이 낮은 사업장의 경우 기업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보증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공정률이 높은 사업장은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돼 자금회수에 큰 문제가 없고 시행사가 하도급업체에 직발주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반면 미착공이나 공정률이 낮은 사업장은 공사대금이 제때 집행되지 않아 공사중단으로 이어져 분양보증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태영건설 관계자는 "전 주택 사업장이 공사 진행 중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 자구계획에 대해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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