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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범죄율 70% 급감한 '이 나라', 비결이..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5 09:28

수정 2024.01.05 09:28

지난해 3월 엘살바도르 대형 수용시설에 도열한 수감자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엘살바도르 대형 수용시설에 도열한 수감자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갱단 소탕 정책을 펼치는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살인 범죄율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디아리오엘살바도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 살인 범죄 발생 건수는 154건으로, 2022년의 495건보다 70%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스타보 비야토로 엘살바도르 법무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 중 살인 범죄가 가장 적다. 이는 역사적인 기록"이라며 "미주 대륙에서 캐나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갱단에 맞서기로 한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게 증명됐다"며 부켈레 정부의 정책적 효과라고 자평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엘살바도르는 이제 공식적으로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2015년 수도 산살바도르 시장에 당선된 지 1년 만에 범죄율을 15% 이상 낮춘 바 있다. 그는 2019년 대통령 취임 이후 갱단 소탕을 일성으로 내세우면서 군과 경찰 등 물리력을 동원한 강경책을 쓰고 있으며, 다음 달 4일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 국내·외 인권 단체는 "구금 중 사망과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가까이 '국가 비상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체포·수색영장이나 명확한 증거 없이 심증만 가지고도 시민을 체포하거나 주거지 등에 대한 임의 수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속옷 같은 하얀색 반바지 차림의 수감자를 중남미 최대 규모 수용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한꺼번에 가두는 모습을 수시로 공개하기도 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실제 국가 비상사태 기간 수감자는 7만5000여명에 이르며, 이중 약 7000명은 석방됐다.

다만, 현지 주민들은 부켈레 대통령에 대해 80∼90%대의 높은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간 폭력에 지쳐있던 현지 주민들은 '범죄와의 전쟁' 선포와 함께 강력한 갱단 소탕 정책을 펼쳐 살인 범죄율이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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