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집에서 부모 핸드폰부터 치워라"..손흥민父 '자녀교육' 따끔한 일침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8 07:55

수정 2024.01.08 14:20

손웅정 감독, '솔선수범' 교육 철학 밝혀
인터뷰하는 손웅정 감독 /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손웅정 감독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자신의 자녀 교육 철학을 밝혔다.

손 감독은 실력만큼 인성도 인정받은 '월클' 손흥민을 키워낸 교육자로서 자신의 자녀 교육 노하우를 지난 7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자녀가 책 읽기 바라면 부모도 책 봐라"

손 감독은 무엇보다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그는 거실에서 TV를 없애고, 집에 오면 부모 핸드폰부터 치워 두는 게 가정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손 감독은 "아이가 태어나면 말은 못 하고 눈으로 보기만 한다.
누구나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성장하게 된다"라면서 "부모는 TV 보고 핸드폰 화면 들여다보면서, 애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면 하겠느냐. 자녀가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써라"라고 말했다.

'솔선수범'은 손 감독 교육 철학의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다. 훈련법 하나하나마다 직접 해보고서야 손흥민을 가르치는 데 적용했다는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손 감독은 축구 기술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손흥민에게 본을 보이려 노력했다.

그는 담배와 술잔을 입에 대지 않았다. 술은 최근 들어서야 건강을 위해 와인 한 잔씩 마시곤 한다.

손 감독은 또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줄 아는 부모만이 아이를 가르칠 자격이 있다고 제언했다.

손 감독은 "카페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영상 보여주는 건 결국 부모가 편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난 아이들이 어릴 때 식당에 가면 흥민이 엄마와 번갈아 가며 밖에서 애를 보며 밥을 먹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부모라면, 배고픔, 불편함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라고 말했다.

의대 선호 현상에 "미친".."자식은 소유물 아니다"

손 감독은 한국 사회에서의 '의대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그는 유치원에도 의대반이 생길 정도로 의대 선호 현상이 극심한 현 사회에 "미친"이라고 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 감독은 "아이의 재능은 '개무시'하고 당장의 성적에만 목매는,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애들을 망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성공의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한다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10만원을 버는 것보다 재능이 있고 잘하는 일을 하면서 5만원을 버는 게 행복한 삶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자신과 손흥민이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이는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둘 다 '사랑하는 축구'를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에게 단 한번도 축구하라 말한 적 없다"

손 감독은 손흥민에게 단 한 번도 축구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학교에 무단결석하면서까지 손흥민 형제를 데리고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등 자유롭게 놀게 해줬을 뿐이었다.

손 감독은 "많이 뛰놀면서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다 보면 어떤 아이든 '이런 것도 있구나, 이걸 잘해보고 싶어. 내가 이건 잘할 수 있어' 하는 것을 찾게 된다"라면서 "흥민이에겐 그게 축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대충대충 살면 이 세상에 설 곳이 없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라며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애정을 전제로 깔고 '큰소리'를 친다"라고 덧붙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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