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급망 구축 가속도, 베트남 '순도 99.97%' 천연흑연 수입·판매권 독점권
中전략 무기화에 대비..롯데·SK·포스코 등 대기업 배터리 원료 사업 확대
中전략 무기화에 대비..롯데·SK·포스코 등 대기업 배터리 원료 사업 확대
[파이낸셜뉴스] 최근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흑연 수출통제까지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있는 가운데 디에이테크놀로지가 베트남산 천연흑연의 국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에이테크놀로지가 글로벌 배터리 선두업체들과 국내 천연흑연 유통망 협력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산 순도 99.97%에 달하는 천연흑연 수입 및 판매 독점권을 확보하면서 거래처 확보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작년 12월 베트남 그라파이트 그룹 (Vietnam Graphite Group, 이하 VGG)과 천연흑연 유통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천연흑연 유통 신사업을 진출을 발표했다.
연말과 연초 빠르게 베트남 현지를 방문, VGG 관계자들과 만나 세부조건 등 합의를 거쳐 지난 3일 천연흑연 독점권 계약을 완료했다. 최근 VGG가 보유한 천연흑연 광산 및 가공공장 등 시찰도 마쳤다.
업계에서는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천연흑연 국내 유통이 본격화되면 국내 주요 업체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질 것이 예상되면서 배터리 밸류체인 내재화가 국내 이차전지 업계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배터리 관련 대기업들이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맞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에 승부를 걸고 있어 디에이테크놀로지 천연흑연 국내 유통사업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시점이다.
실제로 롯데·SK·LS·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소재·재료라는 뜻의 ‘머티리얼즈(Materials)’를 사명에 달고 배터리 원료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배터리사와 소재사들은 남미, 호주 등과 광물 개발 계약을 확대하고 대체제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물 국산화에 가장 앞선 곳은 포스코그룹이다.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작년 인조흑연 음극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차전지 소재 원료인 천연흑연 등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SK온·삼성 SDI는 호주 등에서 광물 공급을 받고 있거나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확대하고 있다.
디에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국내 주요 업체들과 천연흑연 유통 협업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VGG와 본계약 체결에 이어 흑연 생산능력(CAPA) 확대 및 고순도 흑연 정제를 위한 흑연 가공(정제·제련)공장 등 생산설비 공동 투자 등을 검토 중으로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선 시장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음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흑연은 작년기준 중국 의존도가 96%를 넘는 등 주요 광물의 수입선 다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정부와 주요기업들이 남미, 호주 등 국가와 광물 개발 계약을 확대하고 대체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국의 전략 무기화가 우려되는 광물의 경우 민관 협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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