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새해 와도 소상공인 ‘혹한기’는 여전...‘소상공인 특화 금융 상품’으로 훈풍 불까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0 08:30

수정 2024.01.10 10:47

데일리펀딩 'My Daily 동네상권 사장님 대출'·윙크스톤 '카드매출 선정산'·비플러스 '우리동네대출'
전문가들 "소상공인 특화 금융상품 필요하지만...기관투자 허용 통해 대출금리 낮추는 것이 근본적 대안"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소상공인 경기 전망이 넉 달 연속 악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온투업)계가 소상공인들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특화 금융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다만 자금 공급자들 간의 경쟁을 통해 자금 수요자로서의 소상공인들의 혜택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러한 특화금융상품 출시를 넘어 기관투자 허용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올 1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79.5로 전달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를 경기전망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온투업계는 막혀버린 소상공인들의 자금줄을 뚫기 위해 여러 특화금융상품을 내놨다.
데일리펀딩의 '마이 데일리(My Daily) 동네상권 사장님 대출', 윙크스톤의 '카드매출 선정산(번개입금)', 비플러스의 '우리동네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My Daily 동네상권 사장님 대출'은 데일리펀딩이 신한카드와 협업해 만든 위치기반 금융 서비스로, 소상공인이 손님에게 투자받아 사업을 확장하는 개념이다. 개인사업자와 해당 사업장 반경 1km∙3km∙5km 내의 거주자나 직장인을 매칭하며, 투자자는 직접 가게에 방문해 서비스 질과 미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후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객관적인 신용 정보 외에 손님 수, 맛, 청결 등 상환 가능성을 판단할 만한 정성적인 정보를 추가 획득하는 것이 투자 프로세스다.

데일리펀딩은 투자자에게 방문자 후기를 머신러닝으로 감정분석한 인공지능(AI) 리뷰도 제공한다. 비정형 데이터인 방문자 후기를 분석, 사업장에 대한 고객의 긍정∙부정∙중립 반응을 점수화해 투자 가이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신한카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서비스인 마이크레딧의 신용평가 및 상환능력예측 모델을 심사에 활용한다. 마이크레딧 서비스는 카드 승인 데이터에 기반해 산출한 가맹점 매출, 상권 정보, 이용고객 선호 등 다양한 대안 정보를 활용한 모형이다.

자체 신용평가모형(CSS) 모델도 적극 활용한다. 소상공인이 전통 금융업에서 소외돼 온 만큼, 자체 CSS 모델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기반한 데이터로 심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시간 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사업자의 다양한 금융정보와 공공정보를 집계 및 가공, 보다 최신의 정보와 기존 금융기관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윙크스톤의 '카드매출 선정산'은 외식 사업의 현금 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해당 서비스의 하위영역인 '어제매출 오전정산'은 어제 발생한 카드·배달 매출을 정확히 집계해서 오늘 오전 10시까지 통장에 입금해 주며, '식자재 외상결제'는 식자재 구매비 결제를 30일 거치 후 30일간 분할상환으로 외상해 주는 방식이다. '미래매출 당겨받기'는 급하게 현금 필요할 때 월 매출의 10%까지 바로 입금해주고, 대출일로부터 30일간 매일 발생하는 매출의 일부를 자동 차감해주는 서비스다.

비플러스의 '우리동네대출'은 동네 가게와 지역주민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지역주민의 소액자금을 모아서 동네가게에 꼭 필요한 운영자금을 전달하고, 동네가게는 매달 이자와 리워드를 제공해 투자자를 단골손님으로 유입한다. 소셜임팩트 창출 프로젝트로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조직, 협동조합 등에 대출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면 대출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 특화 금융상품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근본적인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이 안 되면 자금 조달이 힘들어 사업 운영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상공인 특화 금융상품이) 필요하다"면서도 혁신서비스를 통한 기관투자 허용을 기반으로 자금이 원활하게 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기관투자가 허용될 경우) 자금 공급자들 간의 경쟁을 통해 금리가 낮아지면 소상공인들의 대출금리도 낮아지고, 자금 공급자와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온투업계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세 주체(온투업계·자금 공급자·소상공인) 간의 이해관계를 잘 매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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