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화점업계는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사고 싶은 물건,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공간'에 집중한다. 저마다 주력 점포로 내세우는 매장의 공간 활용 방식과 상품 구색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재단장을 통해 신규 브랜드를 선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밖으로 쏟아져 나온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팝업스토어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한층 강화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서울 송파구 잠실점 본관 재단장을 검토하고 있다. 잠실점은 롯데백화점의 주력 점포로, 아트리움 등 팝업 공간에서는 지난해에만 100여개 이상의 팝업을 선보이며 MZ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리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 점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에는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대구점, 울산점, 포항점, 대전점, 광주점 등 10개 매장을 지역 밀착형 점포로 바꾼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의 확장 리뉴얼을 통해 '먹고 싶은 음식'에 힘을 준다. 강남점은 지난해 단일 점포로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신세계백화점의 주력 점포다. 식품관은 리뉴얼을 통해 현재 영업 면적 8만6942㎡(2200여평)인 매장 규모를 9만9594㎡(6000여평)의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파미에스트리트 일대는 MZ세대뿐 아니라 시니어까지 모두 사로잡는 디저트 브랜드들로 채워 '디저트 성지'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존 면세점 공간은 국내 최대 수준의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로 만든다.
현대백화점도 주력 점포인 더현대 서울 5층 공간을 재단장한다. 더현대 서울은 국내 최단기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점포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 입점과 팝업스토어를 위한 공간 배치로 젊은 세대들을 끌어모았다. 올해는 여기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는 3월 5층 리뉴얼을 통해 '팝업 플랫폼'을 727㎡(약 220평)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럭셔리·지식재산권(IP)·디지털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이색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압구정본점과 판교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단장한다. 압구정본점은 지난해 지하 1층 식품관 '가스트로 테이블'과 '하이엔드 리빙관'을 리뉴얼한 데 이어 현재 2층과 3층 해외패션 브랜드의 MD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판교점은 올해 10여개 해외 명품 브랜드 입점이 예정돼 있다. 중동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 1층 식품관 재단장에 들어가 오는 4월 순차 오픈 후 10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팝업스토어 유치 경쟁은 올해에도 치열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월드몰 뿐만 아니라 잠실 에비뉴엘에 럭셔리 브랜드 팝업 전용 공간인 '더 크라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당장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티파니 하우스 오브 아이콘 팝업을 시작으로 전통 명품 브랜드와 신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팝업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헬로키티 팝업스토어를 탄생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진행하고, 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플랫폼, 브랜드 협업을 통해 그간 백화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차별화된 콘텐츠를 팝업 형태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팝업뿐 아니라 '아트테인먼트'를 차별화된 콘텐츠로 내세운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는 13일부터 5월까지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 소장한 조각상, 프레스코화 등 유물 120점을 전시하는 '폼페이 유물전'을 비롯해 전문 미술관에서나 볼법한 수준 높은 전시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불러 모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밖으로 쏟아져 나온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올해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MZ세대를 위한 차별화된 체험 콘텐츠와 신규 입점 브랜드 확대 등 공간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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