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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사의 '너무 잦은' 금융사고… 3년간 중징계만 412건 [구멍뚫린 내부통제 시스템 <중>]

김태일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8 18:16

수정 2024.01.08 18:16

금감원 '종투사 내부감사 결과' 문책 이상 징계 사례 살펴보니
분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취약'.. 내부 감사인력·인프라 열악한 탓
종투사의 '너무 잦은' 금융사고… 3년간 중징계만 412건 [구멍뚫린 내부통제 시스템 ]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는 국내 종합금융투자사들의 내부통제에 균열이 생겼다. 최근 3년간 소속 인원이 '문책'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것만 400차례를 넘는다. 주문기록 유지 의무 위반, 위법매매, 법인카드 사용 등 행위 유형도 다양했다. 특히 본사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는 지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의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종투사별 내부감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외한 국내 7개 종투사에서 2021~2023년 9월 말 '문책' 이상 중징계가 내려진 조치는 총 412건('명'도 '건'으로 처리)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KB증권이 110건으로 제일 많았고 신한투자증권(98건), 한국투자증권(97건), 하나증권(65건)이 뒤를 이었다.

문책보다 낮은 개선이나 경영유의사항, 주의, 현지주의, 현지시정, 관련사항통보 등 경징계를 합치고 내부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았거나 자체적으로 수위를 낮춘 경우를 감안하면 수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 내용도 여러 가지였다.
'문책' 이상만 따져도 법인카드 사용, 윤리강령, 주문기록 유지 의무, 일반투자자 정보파악, 착오매매, 신탁계약운용, 환매중단 사모상품, 임직원 금융투자상품 위법매매, 겸업금지, 직장이탈, 부당 금품수수 등 수많은 항목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특정 분야가 취약하다기보다 내부통제시스템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2023년만 해도 지점 및 영업점 점검에서 '문책' 이상 징계가 나온 사례는 38건(9월 말 기준)이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내부감사 인력과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인력·예산 등 관련 인프라를 더욱 확대하고,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금융사의 자정이 힘든 탓에 외부에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넘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은 금융지주회사, 은행, 증권사들이 법 시행 후 6개월 안에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가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구분하고, 이들이 주어진 의무를 적극 이행하도록 만듦으로써 자율적인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모든 책무는 빠짐없이 특정 임원 담당으로 배정되고, 복수로 존재하지 않는다.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자문본부 전종무 금융산업컨설팅 그룹장은 "책임단위별 역할과 책임 관련 기준을 구체화하면 내부통제 '관리'가 가능해 사고 동인을 상당 부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때 임직원들이 시스템 도입 취지 및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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