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이 이르면 올해 5월 설립될 전망이다. 국내에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생기면서 우리 기업들도 우주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본격 개척해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지난 8일 법사위를 통과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우주항공청은 올해 5~6월 경남 사천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은 그동안 과기정통부, 산업부, 한국연구재단 등 다양한 정부 부처에 분산돼 있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해외 우주 전담 기구와의 협력 역할도 우주항공청으로 일원화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우주위원회의 간사 역할도 맡게 돼 부처 조정 기능도 갖추게 됐다. 한국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산하로 편입해 우주항공 정책 연구개발(R&D)도 총괄한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우주항공청 설립을 통해 민간이 우주 개발을 이끄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대체로 정부 주도로 시작해 민간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면서 발전해왔다. NASA 역시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 축적해온 기술을 이전해주면서 세계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 경제성이 낮았던 정부 중심의 '올드 스페이스'와 달리 민간기업의 효율성을 무기로 우주개발 경제성을 높이고 가속화를 이루고 있다.
우주항공청 도입에 따라 정부 기관은 민간 기업에 발사체나 위성 등 체계 개발을 맡기는 형식으로 사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신속한 우주개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우주항공 사업 전담 조직이 탄생하면서 단편적 지원이 아닌, 중장기적 산업 육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주항공 정책이 부처별로 쪼개지고 민군 수요도 분리돼 있었다"며 "이에 중복 투자, 개발 역량 분산, 정책 연속성 저하 등이 문제가 돼 우리 우주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통합적으로 우주 사업을 조정하면서 중장기적인 산업 육성과 함께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설립까지 4개월여간의 준비기간 동안 하위법령 조정, 부처의 주요 우주 사업 이관, 조직 설립 및 인력 구성, 임시청사 마련 등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