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립국악원은 새해 첫 기획공연으로 음악극 '적로'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의 불꽃 같은 삶을 그린 작품이다.
박종기와 김계선은 실존 인물로, 모두에게 사나웠던 일제강점기에 국악의 틀을 잡고 전승하는데 큰 역할을 한 명인이다.
민속악 대금산조 명인 박종기는 판소리 음악에 조예가 깊어 산조에 판소리 기법을 활용, 대금산조의 체계를 세웠다. 전남 진도가 고향으로, 진도아리랑의 선율을 정리하고 연주화했다.
정악 대금 명인 김계선은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국립국악원의 전신) 소속 단원으로, 국악기는 물론 서양 악기까지 능히 연주했다.
기존 '적로' 공연에서 열연을 펼쳤던 배우들이 다시 모여 보다 깊어진 연기와 음악을 선보인다. 박종기 역은 판소리꾼 이상화, 김계선 역은 국립부산국악원 판소리 단원 정윤형, 신비롭고 베일에 싸인 허구 인물인 산월 역은 하윤주가 맡았다.
연주에는 박명규(대금), 여상근(대금), 한림(아쟁), 김준수(타악), 황경은(건반), 이승훈(클라리넷)이 참여한다. 특히 대금연주자 박명규는 조부 박병천, 부친 박환영의 뒤를 이어 '적로'의 주인공인 박종기 집안의 음악 계보를 잇는 연주자다.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는 배삼식 작가를 비롯해 전통과 재즈의 적절한 조화로 아름다우면서도 힘있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최우정 작곡가,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연극·뮤지컬·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영두 연출이 '적로'를 위해 힘을 모았다.
음악극 '적로'는 오는 17~27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10회 공연한다. 20일과 27일에는 공연 전 정영두 연출과 김정승 예술감독이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