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작 극장 선언 첫 해 대비 관객수 증가율
[파이낸셜뉴스] “백화점과 호텔이 소비재가 아니라 경험재를 파는 곳으로 거듭나면서 극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세종문화회관을 차별화된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 비전을 제시한지 3년차에 접어든 세종문화회관이 9일 오전 사업발표회를 통해 2024년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안호상 사장은 이날 “코로나19이후 공연시장이 회복돼 2023년 세종문화회관의 유료관람객수는 49만5537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49만7320명)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또 2023년 세종문화회관 산하 6개 예술단 전체 관람객수가 8만6275명으로 2021년(3만9383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은 5만9222명이다.
하지만 뮤지컬과 클래식, 대중공연이 공연시장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순수예술과 전통문화 중심의 세종문화회관으로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게 숙제다. 또 백화점과 호텔이 극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또 다른 도전과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안호상 사장은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극장 경험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 제작극장 비전 계속된다
세종문화회관은 2022년 2월, 대관 중심 극장에서 벗어나 제작 극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안호상 사장은 "1980년대에는 (해외 공연 콘텐츠) 유통이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자체 콘텐츠 제작의 시대이자 우리의 고유성을 담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변화를 짚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무용단 ‘일무’의 뉴욕 링컨센터 진출,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와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 매진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제작극장 선언 2년차에 큰 성과를 거두면서 힘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관객수를 봐도 고무적이다. 산하 6개 예술단 전체 관람객수가 2021년 약 4만명, 2022년 약 6만명, 2023년 약 8만6000명대로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는 서울시예술단 중심 29개 작품(229회)으로 구성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적 수준의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정상급 오페라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가 오는 9월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혜진) ‘토스카’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은 사무엘 윤이 함께 출연한다.
지난해 7월 뉴욕 링컨센터 전석 매진으로 찬사를 받은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오는 5월 완결된 4막 구성의 뉴욕 버전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10월에는 한국 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 국수호와 한국 현대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평단의 기대를 받고 있는 김재덕이 신작 ‘국수호, 김재덕의 사계’를 선보인다.
고선웅 단장이 직접 각색·연출하는 서울시극단의 신작 ‘욘 John’과 ‘퉁소소리’를 비롯해 주목받는 신진 창작자, 연출가들의 신작인 서울시뮤지컬단(단장 김덕희)의 ‘더 트라이브 THE TRIBE’ (작가 전동민, 작곡가 임나래)와 서울시극단의 ‘연안지대’(연출 김정), ‘트랩’ (연출 하수민)도 기대를 모은다.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은 ‘낭만’을 주제로 하이든과 브람스('M 컬렉션 시리즈-고전과 낭만'), 슈만('M 컬렉션 시리즈-낭만적인 낭만')의 유려한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을 들려준다. 5월 해리 포터 필름콘서트 다섯 번째 시리즈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인 콘서트’와 10월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협연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도 눈길을 끈다.
공간 재정비를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광화문 광장을 극장에 포함시키는 시도도 이어진다.
안호상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리노베이션하고, 콘서트홀을 리빌딩하여 1800석 규모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광화문 광장 개장 효과도 언급하며 “접근성이 개선되고 극장과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거리감이 확연히 줄었다. 야외 공연 등을 통해 세종문화회관의 영토를 광장으로 확장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회공헌사업은 새로운 브랜드 ‘모든누구나’로 통합하고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천원의 행복'은 누구나 클래식으로 명명하는 등 누구나 꿈나무오케스트라, 누구나 예술로 동행, 누구나 세종썸머페스티벌 등을 통해 “서울시민 누구나 예술을 누리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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