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4' 영주들 한자리에..빅텐트론 현실화될까

양향자 출판기념회 참석해 축사
이낙연 “협력해야 한단 원칙 있어”
이준석 “바미당 사례 반복 안 해”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3지대 빅텐트론 현실화의 ‘키맨’으로 꼽히는 4인(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이 9일 한 자리에 모였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영역 밖에서 빅텐트가 성사될지, 특히 거대 양당에서 분파돼 나온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두 사람의 경우 각각 진보·보수층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자산이 있는 데다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선 지형을 흔들만한 파괴력을 가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양 대표 출판기념회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금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이용섭 전 광주시장 등도 자리했다.

현재 제3지대 최대 관심사는 신당 창당을 앞뒀거나 진행 중인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가 빅텐트의 한 축이 되느냐다. 이 둘의 빅텐트 합류 여부가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가 성공하는 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로까지 꼽히는 상황이다. 이날 구체적인 빅텐트 방법론 관련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자신을 ‘맑은 물을 부르기 위한 허드렛물’에 비유하며 “우리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협력 방식이 무엇이느냐는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협력해야 하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다.

한편 가칭 개혁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제3지대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의희망에 대해서는 “(개혁신당과) 다른 세력들 사이에 한강 정도 차이가 놓여 있다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 정도 차이”라며 연대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도 그의 '허드렛물' 비유를 언급하며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이끌어 주는 분들의 목소리까지 (연대에) 포함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와의 직접적인 연대론에 이르러서는 속도 조절을 하기도 했다. 연대에 앞서 유권자들이 제3지대 빅텐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선행돼야 하는데 유권자 입장에서 아직은 ‘왜 이들이 무조건 합쳐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축사 후 기자들에게 “저는 과거 빅텐트까지는 아니지만 큰 결합이라고 생각되는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그때 결합이 준 교훈을 명확히 이해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공간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사례는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신당 창당 작업을 시작한 후 연대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e-mail]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