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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하락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실적과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메모리 업황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5% 내린 7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한때 7만7000원까지 뛰었으나 '실적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4·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5.03% 줄어든 2조8000억원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컨센서스(3조7441억원)에 25.2% 미달했다.
예상이 빗나간 것은 반도체(DS)부문의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친 탓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SDC)나 모바일경험(MX) 등에서 각각 2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반면, DS에서 약 2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괴리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부문”이라며 “매모리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가 작았고, 파운드리 등의 실적 회복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모리 전반에서 재고 축소와 물량 증대에 집중했지만 판매가격 상승률이 산업 평균을 소폭 밑돌았고,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재고가 우선적으로 소진되면서 환입 규모가 예상 대비 작았던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파운드리의 경우 4nm 가동률이 상승했음에도 수율 개선이 제한적이었던 점, 주요 고객향 통신칩 출하가 지연된 점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으로 평가됐다. 증권가는 지난해 4·4분기 실제 스마트폰 출하량이 5300만대로, 기존 추정치(5700만대)를 하회하면서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스마트폰이나 가전사업 등에서 판매량이 크게 하락한 점이 실적 하락에 크게 작용했다. 고가폰 수요가 이전 대비 크게 빠졌다”며 “최근 메모리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업황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연말 재고 조정 과정에서 늘어난 영향이 커 손익 자체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4분기에는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메모리반도체 적자가 전분기 대비 50% 이상 축소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출하량 역시 예상을 상회, 지난해 연말 재고가 연초 대비 50% 이상 축소돼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국면 진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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