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김주현 "차주 290만명 신용사면 적극 검토..통신비 연체도 채무조정"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1 17:45

수정 2024.01.11 17:45

11일 신용사면 민·당·정 협의회
최대 290만명 차주에 연체 이력 삭제
신복위 채무조정에 '휴대폰 후불결제'도 포함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이자 최대 70% 감면
김주현 금융위원장 "코로나19 이후
통제 어려운 이유로 채무 연체
연체자 도덕성 문제 큰 게 아니다"
"신복위 채무조정에 통신비 연체 포함"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에게 힘이 되는 신용사면' 민당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1. 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에게 힘이 되는 신용사면' 민당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소액 채무연체자 최대 290만명에 대해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차주의 도덕성보다는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연체가 발생했다며 신용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휴대폰을 통한 소액결제 연체 등도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이자 감면 폭도 최대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을 위한 신용사면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약 290만명의 채무 연체자에 대해 신용사면을 검토한다고 공식화했다.
채무 2000만원 이하 연체 차주가 오는 5월까지 채무 전액을 상환할 경우 연체 이력을 삭제해주는 게 '신용사면'이다. 예를 들어 A은행에서 대출 받은 차주가 30일 이상 연체를 했을 경우 신용정보원에 연체 정보가 공유되고 신용정보원이 다시 타 은행에 이를 공유할 수 있는데, 연체 기록을 없애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용 사면 필요성에 대해 "2021년 코로나19 위기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연체를 하는 분들은 도덕성에 큰 문제가 있기보다는 본인이 예측하기도 어렵고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서 연체가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과거에도 했고, 2021년 이후 지금까지 고금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신용회복을 빨리할 수 있게 사면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도 회복되고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도 금년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서 이 사이클에서 (차주들의 신용이) 빨리 회복될 수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지원 대상을 늘리고 이자 감면도 더 많이 감면해준다.

지금은 통신 기기값 연체에 대해서만 신용회복위원회 신속 채무조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휴대폰을 통한 소액결제 연체도 신속 채무조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등 대출 상환이 어려운 취약계층 차주에 대해 이자감면 폭을 기존 30~50%에서 50~70%로 높인다. 이를 통해 5000명의 차주가 이자를 최대 70%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내 이같은 내용의 신용사면, 채무조정 제도 세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정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펼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복되는 신용사면으로 은행 등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악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2021년 8월 코로나 신용사면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사면을 시행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1990년대 외환위기, 2021년 코로나 위기와 달리 신용 사면을 할 구체적 명분이 없다는 문제 제기다.

금융업계는 신용사면 횟수를 제한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문제와 함께 성실상환자에게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차주별 신용사면 횟수를 제한하거나, 사면 이후 연체 발생 시 패널티를 주는 등 보완책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