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답동 150여명 임금 못받아
상봉동·묵동은 '전원 미지급'
유일 자금줄 외담대까지 막혀
태영건설 현장의 임금 체불 근로자가 늘고 있다. 서울에서만 성동구 용답동 건설현장 근로자 150여명과 중랑구 상봉동 현장 근로자 110여명 등 파악된 규모만 약 260명이다. 전국 사업장과 건설노조 비조합원 등까지 합치면 태영건설 임금체불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게 업계의 추산이다.
상봉동·묵동은 '전원 미지급'
유일 자금줄 외담대까지 막혀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자금난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서울에서 확인된 것만 260명을 웃돈다. 사업장별로 서울 성동구 용답동 건설현장이 약 150여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업장에는 평균 하루 근로자 수가 100~150명이다. 이중 민노총 조합원 15명은 11월 임금 총 4500만원을 지난 8일에 지급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비조합원 노동자 150명 가량은 아직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전달임금을 다음달 15일까지 받는다. 다만 태영의 경우 어음 등을 발행한 것을 고려해 30일까지 받기로 근로자들도 용인해준 상태"라며 "이에 11월 급여는 12월 말까지 지급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일부는 지급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사업장 전원이 임금을 받지 못한 곳도 있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현장의 경우 전체 근로자가 11월 임금을 받지 못했다. 최고 110명에 달한다. 또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중랑구 묵동 사업장 근로자 역시 11월 임금이 전원 체불됐다.
태영건설 현장 관계자는 "일부 민노총 조합원 근로자의 경우 8일 오전 임금체불 기자회견 직전에 11월 급여를 지급받았지만 이외 비조합원 근로자들은 지급받지 못했다"라며 "상봉동 사업장 근로자 전원과 묵동 근로자 등도 11월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로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는 11일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8일 오후 태영건설 체불임금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유동성 부족으로 지난해 9~10월쯤 하도급업체 대금을 현금이 아닌 어음,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등으로 지급해왔다. 통상 외담대 만기는 60일로 지난해 12월이 만기인 경우가 많았고 현재는 이를 90일로 연장해 워크아웃 개시 예상시가와 맞춰둔 상태다. 은행권에서 태영의 외담대 한도는 초과돼 이번 만기 이후 사실상 추가 대출은 불가능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에서 태영건설에 대한 외담대 한도가 초과됐다"라며 "외담대 한도는 신용도나 규모별로 다르다. 태영은 현재 한도가 초과돼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에 하나 워크아웃이 불발될 경우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이 장기화될 수 있는 셈이다.
협회와 노동당국 등도 태영건설 현장의 임금체불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건설사들의 하도급업체가 속한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주 태영건설 하도급업체 450곳에 대한 대금 지급 여부와 이에 대한 안전장치, 애로사항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주 하도급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해 현재 답변서를 받고 있다"며 "현재 답변서 회수율은 10~20%선이다"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서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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