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세계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EV)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에서 전기차 보급이 둔화되는 가운데 올해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내리거나 판매 목표량을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판매정보 사이트 카구루스르스가 데이터를 취합해 투자은행 HSBC가 집계한 통계에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상위 10위에 포함된 전기차의 중고 가격이 전년 보다 2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위에는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의 EV가 포함됐다.
가장 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진 중고 전기차종은 테슬라 모델X로 2022년 12월 7만5798달러(약 9978만원)에서 1년 사이에 4만8511달러(약 6384만원)로 36% 내려갔다.
HSBC는 오토트레이더의 데이터를 인용해 영국 중고 전기차 가격의 경우 지난해에 약 20% 떨어졌으며 이는 전체 중고차 가격 하락폭 3.7%에 비해 훨씬 크다고 밝혔다.
HSBC 애널리스트 마이크 틴덜은 올해 독일과 프랑스 같은 국가들이 보조금을 줄일 예정이어서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값싼 중국산 전기차까지 밀려오면서 여기에 맞서 시장을 지키기기 위해서는 수익이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주류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인 것에 주목하면서 가격을 인하거나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해왔다.
중고 전기차 가격 급락은 EV 신차가 가격 하락폭이 작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성비 경쟁에서 불리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FT는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은 매년 전기차 판매 비율을 늘리지 않을 경우 무거운 벌금에 직면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같은 시장에서 큰 고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기차 판매 초기 도입 단계는 지났다며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추가 인센티브 제공과 보험료 인하, 충전소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업체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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