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경성크리처' 박서준이 아쉬운 평가도 받아들인다면서도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극본 강은경/연출 정동윤)의 주인공 장태상을 연기한 박서준은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만났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크리처 스릴러. 지난해 12월22일 7회 분량의 시즌1 파트1에 이어, 지난 5일에는 나머지 3회를 담은 파트2를 모두 선보였다.
박서준은 북촌에서 제일가는 자산가이자 금옥당 전당포의 대주 장태상 역을 맡았다. 신념을 외면하고 살다가 윤채옥(한소희 분)을 만나, 일제 악행의 본거지인 옹성병원으로 들어가며 완전히 달라진 삶을 마주하는 인물. 박서준은 크리처물과 진한 감정 서사의 드라마를 넘나들며, 장태상의 변화를 설득력있게 그렸다.
<【N인터뷰】①에 이어>
-장태상 캐릭터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데.
▶초반에 장태상을 너무 가볍게 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봤다. 그런데 이게 앞에만 생각할 수 없었다. 시즌2까지 전체를 그리면서 해야 돼서 감정이라든지 상황이라든지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었다. 첫촬영이 전기고문을 받은 신인데 유일하게 재촬영한 신이다. 저는 고문을 받는다는 것에서 막연하게 무겁게 다가오더라. 그런데 작가님 감독님께서 무거운 상황이지만 태상이 캐릭터를 보여주는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해서 그때 더 중심이 잡힌 것 같다. 앞에 태상이 위트있는 모습 보였을 때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할지 많이 신경을 썼다.
장태상의 변화를 설명해준다면.
▶수치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어서 되게 추상적으로 들리실 것 같은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작은 과장되게 표현할 때가 있어도 나중에는 무조건 설득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기대와 다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저 시대에 저게 가능해? 싶을 수도 있지만 상황에서 작은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보자고 했다. 전체적인 맥락을 생각해서 그리려고 했다.
-파트1이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파트2가 공개되면서 호평 분위기로 많이 바뀌었다.
▶겸허히 받아들일 때도 있지만 사람인지라 상처는 받는다. 그러면 멀리 하게 된다. 뭐가 아쉬운 지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평을 거부하거나 그런 것보다 제가 무너지지 않으려고 좋은 말을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 파트1, 파트2로 나눠서 공개한 것은 저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좋게 봐주신 것에 대해서는 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랑 감독님, 소희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파트2까지 나눠지면 좋은 지점도 있는 것 같고 아쉬운 지점도 있는 것 같은데 모든 게 다 호불호가 있고 아쉬움도 있겠지만 (나눠서 공개하는 것이)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것도 있다. '경성크리처' 보신 분들은 (파트2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 같다. 파트1 파트2가 멀리 떨어져서 공개된 것도 아니고 제 주변에서는 파트2 나오면 본다는 분들도 있었다.
-장태상에게 중요한 대사는 무엇이었을까.
▶마에다와 독대를 할 때 대본을 보면서 무거웠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것 같더라. 제가 그 시대를 안 살아서 이게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말하는지 긴장이 많이 되더라. '이 세상이 아니었으면 겪지 않았어도 될 일'이라고 하는 대사였다. 그 사람들이 선택한 게 아니잖나. 그 대사 그 장면이 되게 의미가 있었고 표현하기 어려운 신이었다.
-역사공부도 하게 됐다고.
▶역사공부도 다시 하게 되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때 시기에는 어떤 말을 썼을까 그런 단어도 썼을까 찾아 보게 되더라. 그래도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궁금증이 생기게 되더라. 아무래도 대본을 볼 때 내가 이해를 해야 표현할 수 있으니까 검색하고 더 찾아보게 됐다.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알았던 것도 있고 충격을 받은 것도 있었다.
-그 시대는 어떤 세상이었을까 상상해봤다고.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저로서는 100%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날이 서있는 상황을 살았을 것 같다. 당장 내일을 예상할 수 없는 나날이 안타깝게 다가오더라. 그 당시에는 그게 어려웠을 것이고 제약도 많았을 것 아닌가.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가슴 먹먹했던 신은.
▶나월댁이 형무소에서 나온 신이 기억에 남는다. 나월댁이 우리 엄마의 이름을 적은 것이지 않나. (나월댁이) '그런 것을 당해본 적이 있냐, 그럴 땐 그냥 얘기해버려라' 라고 하는데 그게 참 먹먹했다. 그 누구도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걸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다. 그런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나는 어떻게 했을까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준 대사라고 생각한다. 나월댁의 말이. 그런 점이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나라면 들어가자마자 말을 했을까,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N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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