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소비의 주체인 2030세대가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에 따라 실적이 움직이는 유통업계는 대부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줄었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에 기반을 둔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았다. 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괄목할 성장을 보이는 한 회사가 있다면 '아성다이소'다. 균일가 제품 판매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천원짜리 물건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5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2019년 2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엔 2조9457억원을 거뒀다. 2018년부터 매년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점에 비춰 보면 2023년 매출 3조원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 다이소의 매출 고공행진을 이끈 것도 MZ세대인 것으로 분석된다. '10대들의 백화점'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다. 다이소의 호실적은 경기침체의 신호로 읽히기도 해 마냥 반가워할 순 없지만, 미래 고객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다이소는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프라인계의 다이소와 같은 전략을 이커머스 업계도 들고 나섰다. 유통업계도 이제 고물가와 함께 생존하는 방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쿠팡은 매월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식품 특가행사를 올해부터 월 3회로 정례화했다. 매월 9일, 19일, 29일에 식품을 싸게 파는 '99특가' 행사를 열기로 했다. 최소 990원부터 최대 1만9990원에 식료품을 판매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선사하고, 중소상공인의 안정적 매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위메프는 1만원 이하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99샵'을 신설했다. 매일 990원의 상품을 추천하고, 9900원 이하 패션·잡화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불황에 가장 먼저 줄인다는 의류와 식품 카테고리가 먼저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초저가 전략은 한동안 유통업계가 외면하기 힘든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wonder@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