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개발·재건축이 시장의 핫이슈입니다. 정부가 ‘1·10 대책’을 통해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한다는 계획입니다. 재개발도 노후도 요건을 완화한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공사비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정비사업 단지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 다른 한편에서는 공사비 갈등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분담금 더 내라"...멈춰선 공사현장
고금리와 공사비 폭등으로 요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분담금 문제로 분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의 경우 공사비 문제로 공사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했는데요. 조합원의 경우 가구당 1억2000만원 이상 분담금을 더 내게 생겼습니다.
최근 공사가 중단된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현장도 조합 내분이 끝나 공사가 다시 시작되도 가구당 분담금을 1억5000만원 이상 추가로 내야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단지도 공사비가 3.3㎡당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올랐다고 하니까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진행중인 현장들은 어쩔 수 없이 조합원들이 동의를 했으니까, 분담금을 더 부담하더라도 그냥 재개발·재건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착공 전 단지는 사정이 다릅니다.
최근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 조합은 관리처분 계획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격이 무려 9억2000만원으로 책정되었는데요. 주변 시세보다도 더 높은 분양가에 조합원들이 반발한 것입니다.
상계 주공5단지의 경우 집값이 5억원인데 분담금으로 5억원 내라고 하니까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데요. 이에 대해 시공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부산 수영구의 대표 아파트 단지인 삼익비치도 재건축하면 같은 크기 새 아파트를 받는데 분담금을 6억8000만원 내야 한다고 해서 조합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새집 좋지만...누구나 원베일리 원할까?
재개발·재건축은 50% 이상 주민이 찬성을 하면 조합설립이 되고, 반대를 하더라도 결국 관리처분인가 단계 전에 찬성을 안하면 현금청산이 됩니다. 그런데 집값이 너무 올라서 외곽으로 밀려나야만 합니다. 용적률 때문에 리모델링을 선택한 단지도 일반분양분이 적어 분담금이 재건축 때보다 더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TV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에서 3.3㎡당 100만원, 즉 전용 85㎡(30평형대)는 3000만원 정도만 들이면 완전히 새집처럼 만들어 준다고 홍보하고, 실제 많은 노후 아파트에서 이렇게 수리해서 살고 있습니다.
녹물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층간소음 문제도 줄여주고, 친환경 벽지로 자녀들 환경도 개선해 줍니다. 특히 화장실도 건식 조립식(UBR) 공법이 나와 하루 이틀이면 바로 새롭게 바꿔줍니다.
사실 지하 주차장이나 외벽 정도만 해결되면 이 같은 세대별 리모델링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주민이 그대로 거주하면서 지하 주차장을 건립하는 공법을 적극 도입하고, 저소득층이 밀집한 아파트 단지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대책도 같이 마련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누구나 반포 원베일리 같은 아파트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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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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