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올해도 분양 시장 침체.. '제2 태영건설' 또 나올까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2 09:26

수정 2024.01.12 09:3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한 '제2의 태영건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 자본 조달 시장 불안감과 맞물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많아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 호황기 건설사들은 사업성을 담보로 자본을 조달하는 P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134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문제는 분양 시장 침체로 신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공순위 16위의 중견 업체인 태영건설 역시 지난해 12월 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를 막지 못한 것이 워크아웃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는 태영건설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건설동향 브리핑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인 70조원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건산연은 "분양대금이나 토지 공매 등을 통한 회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 예상치"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 밖으로 매우 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PF 우발 채무로 인한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건설사들도 많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21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 집계한 건설업체의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원 규모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미착공 PF 우발채무 규모가 6121억원(지난해 8월 말 기준·한기평)으로 추산된다. 한기평은 "PF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자체 현금을 통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공평가 22위인 동부건설의 경우 지난달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기평)됐다. 다만,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2000억원대(보증한도 기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선제적으로 부인했다.

롯데건설도 미착공 PF 3조2000억원 대응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2조4000억원은 이달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8000억원도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건설 역시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다.

한편,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 자정까지 채권단 결의를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을 결의했다.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실시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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