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불똥이 테슬라로 튀었다.
전쟁 뒤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등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에 대한 보복이라며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에서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베를린 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홍해가 봉쇄되면서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선박들이 우회하는 바람에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가동이 중단된다.
테슬라는 성명에서 "운송시간이 상당히 길어졌다"면서 "이로 인해 공급망에 공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이어 "부품 부족으로 인해 (독일)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기가팩토리 자동차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이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주요 해운사들은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수에즈운하, 홍해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먼 바닷길로 우회하고 있다. 홍해와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약 5150㎞를 더 가야 하는 길이다.
테슬라만 생산을 중단한 것이 아니다.
중국 저장지리자동차 소속인 스웨덴 볼보 역시 벨기에 겐트 공장 생산을 사흘 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기어박스 부품 배달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이유였다.
볼보는 항로 변경으로 기어박스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볼보는 다만 겐트 공장 생산 일시 중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품 출하나 생산계획에는 차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생산 중단이 유럽 자동차 생산 차질의 전조라면 이는 유로존(유로사용 20개국) 경제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충격을 받고 이제 몸을 추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다시 공급망 차질에 직면하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 르노, BMW 등은 아직 본격적인 공급차질이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해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후티반군의 선박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11일 미국과 영국이 예멘 반군기지를 공습했고, 후티반군은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보호를 위해 군사작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분쟁이 확산되면서 항로는 안전과 더 멀어지고 있다.
한편 홍해를 통과해야만 하는 수에즈운하는 연간 약 2만대 배가 지나간다. 전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류의 약 30%를 담당한다.
테슬라는 중국시장에서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낮췄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장중 4% 넘게 폭락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결국 8.33달러(3.67%) 급락한 218.89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9일 이후 나흘을 내리 하락하며 9.84%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