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7세 딸 가두고 학교도 안보낸 친부, 황당 이유 "집 밖은 위험해"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5 05:40

수정 2024.01.15 05:40

친부·고모 등 3명, 현관문 막고 햇빛도 차단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7세 딸의 외부 접촉을 막고 철저하게 집안에만 머물게 한 친아버지와 고모 등 3명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14일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이상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고모 B(63·여)씨 등 2명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경북 경산의 주거지에서 친딸 C(11)양을 사실상 감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7세이던 C양은 일체의 바깥출입과 외부 접촉을 차단 당해 초등학교 예비소집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학교에 입학하지 못해 코로나19로 이뤄진 온라인 학교 수업도 받지 못하는 등 의무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현관문을 밀봉하고 외출하지 않는 상태로 지내며 집안의 모든 창문을 박스 등으로 가려 햇빛과 바람마저 차단했다. C양이 다리에 통증을 호소해도 파스를 붙이거나, 치통이 있어도 물김치 국물을 입에 머금는 것으로 해결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다.


A씨 등은 별다른 근거없이 “외부에서 누군가 C양을 포함한 자신들을 감시하고 해를 끼치려 한다”며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양에게도 ‘외부는 위험해 밖에 나갈 수 없다’는 왜곡된 사고를 주입시켰다.


재판부는 “A씨 등이 C양에 대한 양육을 소홀히했고 정서 발달에도 해악을 끼친 만큼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이들이 C양의 의식주 등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떨어져 살던) C양의 친모가 선처를 탄원하며 자녀에 대한 적절한 양육을 약속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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