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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기차 25만대 재활용”...SK에코의 원대한 목표[CES 2024]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6 11:00

수정 2024.01.16 11:00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에서 답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에서 답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라스베이거스(미국)=권준호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오는 2027년 자회사 ‘테스’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25만대 이상을 재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현재 20%에 불과한 테스 내 폐배터리 재활용 매출 비중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27년까지 양극재 분말 10만t 생산 목표"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스 공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2027년까지 아시아, 유럽, 북미 3개 대륙에 테스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준공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처리 및 후처리 공정을 통해 양극재 분말(블랙 매스)·광물을 각각 연간 최대 10만t, 4만5000t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극재 분말 10만t은 전기차 배터리 25만대 이상을 재활용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오 CSO는 “양극재 분말 1만t을 전기차로 환산하면 2만5000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테스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2년 2월 10억3800만달러(약 1조3900억원)를 투자해 100% 인수한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 전문 기업이다. 사업분야는 크게 정보기술(IT)자산처분서비스(ITAD), 금속 재활용, 배터리 재활용 등 세 가지로 매출 비중은 각각 50~55%, 30~35%, 20% 수준이다.

테스가 활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전처리·후처리 등 두 가지다. 전처리가 배터리에 남아 있는 전력을 방전시키고 불순물을 제거해 양극재 분말을 만드는 공정이라면 후처리는 양극재 분말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이다.

테스는 현재 중국 상하이 등에서 전처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켄터키, 네덜란드 노테르담, 호주 시드니, 중국 옌청에 있는 전처리 공장들은 최근 준공했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후처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 화성에 후처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2025년에는 헝가리·일본·대만, 2026년과 2027년 각각 노르웨이·광주, 폴란드·이탈리아 등에 공장을 지을 구상이다.

싱가포르, 한국 등에 거점 건설
테스는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얻은 양극재 분말 물량은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한국과 서유럽에 거점을 만들어 후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오 CSO는 “3곳의 축을 중심으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에코프로그룹과 헝가리에도 추가적인 공장(건설)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전문 제조기업이다.

여기에 ITAD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라스베이거스 공장을 북미 서부지역의 폐배터리 배터리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주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채굴할 수 있어 관련 기업의 관심이 높다. 미국 완성차 업체 테슬라, 일본 배터리 제조사 파나소닉 등도 네바다주에 생산 공장을 구축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조 롬바르도 네바다주 주지사가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에 직접 방문, 공장을 둘러보고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오 CSO는 “미국 내에서 리튬을 채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네바다다 보니까 배터리 클러스터를 여기에 유치하면서 확장을 하려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재활용에 집중하는 테스, SK에코플랜트와 (이해관계가 맞아)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매 추출방식으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순도 99.9%를 달성하는 등 기술력도 완비, 글로벌 시장 공략 채비를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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