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국내 원유 수급을 홍해에 의존하고 있어서, 원유 변동성이 커질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리포트를 통해 “홍해 리스크가 최소한 한국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영국군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으로 대응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되고 있다. 특히,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를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 리스크 부각됐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지난해 1~11월까지 집계된 항구 및 항공 수출 데이터를 보면 항구 수출은 4096억달러, 항공 수출은 1650억달러로 해상 비중이 71.2%로 항공(28.7%) 대비 월등히 높다”라며 “디테일을 보면 과도하게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1~11월 누계 15%)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도체 업황이 곧 한국 수출과 증시 성적표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반도체 수출에서 항공은 비중은 98.4%, 항구는 1.6%로 사실상 항공 운송에 모두 집중돼 있다는 것”이라며 “홍해 리스크가 최소한 한국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타 IT 수출 품목의 항구 비중을 보면 컴퓨터 9.5%, 무선통신기기 12.1%로 낮은 수준이며 디스플레이도 약 60%가 항공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시클리컬 품목들을 보면 항구 수출 비중이 모두 80%를 상회하는데 특히 석유, 화학제품, 자동차 및 부품, 선박, 철강은 거의 100%에 육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해 리스크가 한국 수출 물량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주요 수출 국가들이 홍해를 통과해야 하는 중동, 유럽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항구 수출 비중이가장 높은 석유제품의 수출 상위 10개 국가 중 유럽은 네덜란드(항구 수출 비중의 2.7%)가 유일하며 자동차(7국가), 선박 및 해양구조물(4개국), 2차전지(4개국) 항구 수출 상위 10위권에 중동과 유럽 국가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지만 비중은 각각 16.9%, 15.6%, 16.3%로 수출을 좌우할 정도의 비중은 아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원유 변동성 확대시 제트유 동반 상승으로 항공 운송 수출 영향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반적인 운임지수 급등에 따라 물론 운임비용 상승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출 물량 자체는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겠지만 기업 비용단에서의 영향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긴장감 추가 고조로 원유시장 변동성 확대가 제트유 상승과 동반될 경우 IT·반도체가 중심은 항공 수출 비용 상승은 여전히 경계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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