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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CEO 10명 중 7명 "기업 혁신 장애물은 규제환경"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6 10:46

수정 2024.01.16 10:46

PwC, 105개국 최고경영자 설문한 ‘글로벌 CEO 서베이’ 발표
[파이낸셜뉴스]한국 최고경영자(CEO) 10명 가운데 7명은 기업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규제 환경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다른 나라 경영자보다 한국 기업 생존에 불안함을 더 느끼고, 향후 매출에 대한 자신감도 더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일PwC가 16일 발표한 ‘제27차 연례 글로벌 CEO 설문조사(이하 글로벌 CEO 서베이)를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CEO들은 혁신의 의지를 꺾는 주요 걸림돌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규제 환경을 꼽았다. 이는 글로벌 평균(64%)치보다 10%p 높은 수준이다.

韓 CEO 10명 중 7명 "기업 혁신 장애물은 규제환경"

해당 보고서는 삼일PWC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105개국 4702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은 것이다.


또 한국 CEO들은 규제환경에 이어 사내 인력의 기술 부족(70%), 회사의 기술 역량 부족(70%), 공급망 불안정(66%) 등을 경영의 장애요인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CEO들도 규제환경을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단기성과 중심 운영(55%), 사내 인력의 기술 부족(52%) 등을 꼽았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규제와 공급망 불안정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면, 혁신을 저해하는 방해 요인의 상당 부분이 회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CEO들은 혁신을 거창하고 추상적인 변화가 아닌, 일상의 작은 업무 비효율을 바꿔 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합작 투자 및 제휴 등 산업간 경계를 넘어선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회사가 현재 추세로 계속 운영된다면 수익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0년 미만’이라고 답한 한국의 CEO가 75%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CEO평균(45%)과 비교했을 때 큰 격차다.

또한 한국 CEO는 ‘향후 3년간 매출 성장에 대해 확신하는가’란 질문에 34%만이 ‘확신한다’고 답해 지난해(53%)보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CEO는 같은 질문에 49%가 ‘확신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CEO는 대내외 경제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더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한국 CEO의 64%가 올해 세계 경제의 둔화를 전망했는데, 이는 글로벌 CEO평균(45%)보다 높은 수치다. 또 한국 CEO의 66%는 국내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했으며, 자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비율이 낮은 중국(19%), 인도(3%)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韓 CEO 10명 중 7명 "기업 혁신 장애물은 규제환경"

보고서는 “한국 CEO의 국내 경제 전망이 부정적인 이유는 높은 대외 의존도와 급속한 고령화 등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세계 경제에 대한 각국 CEO의 전망은 엇갈렸다. 글로벌 CEO 가운데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38%로 전년 조사(18%) 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더 높은 비율(45%)로 경기 둔화를 예상했다.

밥 모리츠 PwC 회장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높아졌지만, 실제로는 작년보다 수익 전망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졌다. 한편, 비즈니스의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은 더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출시가 가속화되고 기후변화 비즈니스가 구축되는 등 올해는 변화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향후 메가 트렌드가 될 기술 혁신과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CEO의 대응 현황과 기회 및 위협 요인도 짚었다.

글로벌 CEO의 65%가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탈탄소화 노력을 진행 중이며, 평균 32%가 지난 1년간 생성형 AI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특히 글로벌 CEO의 70%는 향후 3년 내 생성형 AI로 회사의 가치 창출방식이 바뀔 것이라 생각했으며, 한국 CEO는 생성형 AI 도입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로 직원의 업무 효율성 증가(70%)를 가장 많이 기대했다.

보고서는 “기술 및 고객 선호도 변화, 정부 규제, 기후 대응 등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런 변화에 대한 절박함으로 대다수 기업이 이미 혁신을 위한 최소한의 전략을 이행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를 위한 핵심 우선 순위로 △미래 지향적 목표에 대해 투자자 설득 △나쁜 비용 줄이고 좋은 비용에 투자 △유망한 사업 분야의 경영진에 전문가 포함 △주요 변화는 최고 경영진이 주도 △새로운 보상 방안 도입 등을 제시했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는 보고서 서문을 통해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기업 생존을 10년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전 세계 CEO의 생각을 담은 이 보고서가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의 토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PwC가 발표한 ‘제27차 글로벌 CEO 서베이’ 보고서의 상세한 내용은 삼일회계법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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