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검찰단이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한 뒤 해병대수사단 A 수사관과 경북경찰청 B 팀장이 통화한 녹취 파일 2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통화는 국방부검찰단이 기록을 회수해 간 지난해 8월 2일과 3일 두차례 이뤄졌다.
우선 첫번째 녹취에는 당시 경북경찰청에서 이루어진 기록 회수가 명백한 '탈취'이고 탈취 과정에 경찰 지휘부가 개입돼 있다는 증거가 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 15분께 한 통화 내용을 보면 해병대수사단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경찰이 인계했다고 왜 명확히 밝히지 않느냐는 A 수사관의 말에 B 팀장은 "내부 검토 중에 있다", "지휘부 검토 중이다" 등의 답변을 했다.
군인권센터는 "통화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찰 지휘부가 이첩 기록 탈취 이후 이첩 과정과 관련해 '검토'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던 시점이 이미 기록을 국방부검찰단이 가지고 간 뒤라는 점이 중요하다. 해병대수사단이 오전에 넘겨준 기록을 국방부검찰단에 내주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단 정당하게 이첩 절차를 밟은 기록을 통째로 국방부검찰단에 넘겨주고 그 행위를 정당화할 명분을 찾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검토 과정에 참여한 사람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경찰도 수사외압 사건의 수사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8월 3일 두번째 녹취의 경우 항명죄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해병대수사단 수사관에게 경북경찰청 담당 수사관이 울면서 미안해하는 내용이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 수사관은 분노하고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무력감에 눈물을 흘리는 통화 내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윗선의 지시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경찰에도 윗선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다"고 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발걸음은 사실상 멈춰버린 상태나 다름없다"며 "남은 것은 국회가 국정조사를 실시해 공식적 발언대를 만들어 주는 길뿐이다"고 전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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