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소지한 부친이 모친 폭행하려 한다" 신고
총 압수했지만 사설구급차 불러 정신병원 이송
총 압수했지만 사설구급차 불러 정신병원 이송
[파이낸셜뉴스] 총기를 소유하고 있는 부친이 모친과 불화를 겪자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40대 형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존속감금치상 혐의로 기소된 형 A씨(43)와 동생 B씨(41)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21년 4월23일부터 같은 해 5월15일까지 직계존속인 부친 C씨를 인천 부평구의 한 정신병원에 감금하고 강제입원을 시키는 과정에서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와 모친 D씨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자 이들 형제는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 형제는 C씨가 모친 D씨가 있는 경북 포항으로 내려가려고 하자 경찰에 "부친이 모친을 폭행하러 간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형제가 미리 숨겨두었던 C씨의 총을 압수한 뒤 철수했고, 이들 형제는 사설 응급환자 이송업체 직원을 불러 C씨를 정신병원에 이송했다.
C씨는 2021년 4월23일 오전 3시55분께 부평구 소재 정신병원에서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장애'를 진단받고 입원 조치됐다.
이후 C씨는 입원 한 달 만인 2021년 5월15일 퇴원했다.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가 C씨에 대해 퇴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 형제는 "C씨가 평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며 "모친 D씨를 위협하기 위해 총을 차량에 싣고 다녀 치료 목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C씨가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기는 하나 40년 전에 구입해 작동 유무도 불분명했고, 정신병원으로 강제 이송될 때에는 총기가 경찰에 의해 압수된 상태였다"고 지적하며 "A씨 형제는 C씨의 폭력적인 성향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 등은 C씨가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정신질환자에 해당한다고 도무지 보이지 않음에도 정신질환자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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