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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 "소방·구급대원 폭행, 강경대응 약속 지킬 것"...일선청에 지시[종합]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7 17:03

수정 2024.01.17 17:29

일산소방서 대원의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다" 하소연에 "왜 폭행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검, 원칙적으로 정식기소해 엄정히 처벌할 것을 일선 검찰청에 명령
이원석 검찰총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산소방서는 2005년 개청 이후 3명의 대원이 순직했다. 사진=정지우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산소방서는 2005년 개청 이후 3명의 대원이 순직했다. 사진=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은 17일 “연간 200~300건의 소방대원과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사건이 일어난다. 큰 절을 해도 아쉽지 않는 분들이 왜 폭행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강경 대응하겠다.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구급대원 폭행이 많아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다”는 한 소방대원의 하소연에 이같이 말했다.


그가 전국 소방서 가운데서도 일산소방서를 찾은 것은 2005년 개청 이후 3명의 소방관들이 근무 중에 순직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이 총장은 “2019년에 나온 김훈 선생의 ‘연필로 쓰기’라는 책이 있다. 그 책 말미에 보면 일산소방서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개청한 이래 3명의 소방관이 순직을 하셨다는 내용을 봤다. 여러분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가장 위급한 순간이면 국민들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 임명 구조와 화재 진압을 하는 여러분들을 찾는다. 주황색 유니폼만 보면 마음이 든든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저도 항상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김훈 작가의 글에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바쳐 사람을 구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일산호수공원에 3명의 흉상을 모시고 싶다’는 내용이다”라며 “그만큼 국민들은 여러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힘내길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장은 소방관들에게 가장 필요한 ‘얼음을 만드는 제빙기’를 위로물품으로 선물하고, 순직소방관 유족들에게도 “공직자의 헌신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방대원과 응급의료인에 대한 폭력 범죄는 응급구조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이는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검찰총장은 한 국민으로서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산소방서는 2005년 개청 이후 3명의 대원이 순직했다. 사진=정지우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산소방서는 2005년 개청 이후 3명의 대원이 순직했다. 사진=정지우 기자

아울러 대검찰청은 같은 날 오전 구급·구조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을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인명 구조·구급활동을 하는 소방대원과 응급환자를 처치·진료하는 의료인은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는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故) 임세원 교수가 2018년 진료 도중 환자의 흉기에 참변을 당했고, 최근엔 강릉 지역 응급실에서 주취자의 폭력으로 업무가 마비되는 등 범죄는 끊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검이 공개한 소방청 통계를 보면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2020년 196건(주취자 168건)에서 2021년 248건(주취자 203건), 2022년 287건(주취자 245건), 2023년 244건(주취자 203건) 등 3년 연속 200건을 넘었다.

범죄유형도 폭력·상해, 기물파손, 성희롱·추행, 진로방해 등 광범위하다. 지난해 10월 서울서부지검은 “호흡이 곤란하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의식 확인을 위해 가슴을 누르자,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휘두른 A씨를 기소했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소방기본법’은 △위력을 사용해 출동 소방대의 화재진압·인명구조와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현장 출동·출입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 △출동 소방대원을 폭행·협박하는 행위 △소방장비를 파손하는 행위 등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상 감경 규정에 관한 특례’는 음주·약물 등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거나 감형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놨지만, 출동 소방대에게 이런 행위를 할 경우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

대검은 이에 따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소방기본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의료법’ 등 법정형이 중한 특별법을 일반 형법상 폭행, 상해보다 우선 적용해 원칙적으로 정식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에 대한 주취상태의 폭력은 주취감경(심신미약)을 배제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적극 활용해 엄정히 처벌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대한 방해 행위로 구조·구급 또는 응급의료 기능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상습적·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범은 구속 수사한다. 범행 수법, 피해 정도 등과 관련된 양형자료를 적극 제출해 중형을 구형함과 동시에 양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고라면 항소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에 대한 폭력 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장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도 격려 방문했다.
이곳은 일산, 파주 등 수도권 북부지역을 담당하는 검찰청이다. 검찰총장이 고양지청을 찾은 것은 2014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총장은 현재까지 30여개 일선 검찰청을 방문해 검찰가족들을 격려했다”며 “이번에도 일반적인 일선청 격려 방문”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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