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인기 높지만
사회문제화할 필요없어
주택수급엔 정부 개입을
사회문제화할 필요없어
주택수급엔 정부 개입을
'나혼자 산다' TV 프로의 높은 시청률이 보여주듯 혼밥, 혼술 등 싱글라이프는 생산과 소비의 새로운 코드가 되고 있어 많은 흥미를 유발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파장도 작지 않다.
1인가구 증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인가구가 주류였으나 2010년 이후 3인가구와 4인가구의 비중이 감소하고, 1인가구와 2인가구가 중심인 사회로 변모되고 있다. 3세대 대가족제가 붕괴되고, 2세대 소가족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1인·2인 가구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1인가구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상으로 산업화, 도시화, 고령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1인가구 대부분 가족은 있고, 주거 유형으로 혼자 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가족의 붕괴로 단언하기 어렵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에서는 성인이 되어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오히려 특별하게 인식된다.
우리나라는 성인이 되어도 학업이나 직장으로 지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아니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혼인연령이 늦춰지고 비혼자가 늘어나면서 결혼 전에 독립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의 부부 혹은 1인가구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노인인구가 늘면서 증가하고 있을 뿐이다. 출산율 감소와 1인가구 증가를 연결 짓기도 하지만, 1인가구가 증가해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1인가구 변화도 출산율 변화와 동일하게 한국 사회 변화의 종속변수일 뿐이다.
따라서 1인가구 증가를 사회문제화할 필요는 없다. 1인가구 증가로 발생하는 변동에 적절하게 적응 혹은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해서는 상품 포장단위가 1인가구의 소비에 적합하도록 바뀌는 등 시장이 매우 탄력적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인가구의 청년 혹은 노인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1인가구의 유형과 특징은 연령별, 지역별, 소득별로 상이해서 획일적으로 진단하거나 처방하기 어렵다.
1인가구가 아닌 2인가구, 3인가구도 1인가구 이상으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혼모 혹은 한부모 가족은 2인가구이지만 보통의 1인가구 이상으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1인가구라 하더라도 건강하고 일정 소득 이상인 경우는 자유로운 라이프일 수 있다. 또한 1인가구에 혜택이 더 주어지는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1인가구 증가를 조장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1인가구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혼자 사는 것을 권유하는 사회가 될 것까지는 없다.
다만 보통의 소비재나 내구재와 다르게 단기간 수급조절이 힘든 주택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홀로 쪽방에서 사는 노인 어르신의 열악한 환경은 오래된 문제이지만 아직도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고, 원룸을 전전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스스로 독립적 생활을 희구하는 20대·30대·40대의 주택수요 변화는 부동산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주택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로 인해 지역별로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데다가 저금리 시기에 폭등한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요인과 1인가구 및 2인가구 증가에 따른 증가요인이 교차하는 상황을 중장기적으로 시뮬레이션하여 새로운 주거 수요와 공급 여건에 맞춘 종합적 계획을 수립하고, 공공주택 등 부동산 정책을 통해서 체계적인 수급균형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