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40세 이하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약속하면 정부가 먼저 최대 약 4000만원을 대출해준다.
#. 5년 내 자녀를 1명 출산하면 이자를 면제해주고, 2명을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 3명을 낳으면 대출액 전체를 탕감해 준다.
#. 4명 이상 자녀를 낳은 여성은 평생 소득세를 면제해 준다.
파격적인 헝가리 저출산 정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2011년 1.23명에서 2020년 1.56명으로 증가했다. 그 어렵다는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19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9년 2월 헝가리 정부는 대출 탕감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으며 2030년까지 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올릴 방침을 세웠다.
헝가리가 내놓은 정책은 △4명 이상의 아이 가진 여성 평생 소득세 면제 △40세 미만 초혼 여성 무이자 대출(한화 약 4000만원까지) △5년 이내 1명 이상 출산시 이자 면제 △2명 이상 출산시 대출액 3분의 1, 3명 이상 출산시 대출액 전체 탕감 △3자녀 가정이 7인승 자동차 구매시 한화 약 1000만원 지급 △국영 시험관 시술 기관 무료 지원 등이다.
당시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인구감소 추세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돈 뿐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단기적인 효과는 나왔다. 이후 헝가리 통계청은 2019년 9월 기준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1989년 체제 전환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혼율은 2010년 67%에서 2018년 33%로 감소했다.
출산율도 오르기 시작했다. 2011년 1.23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20년 1.56명으로 반등했다.
헝가리 모델에 관심이 높아진 건 우리나라에도 파격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정부가 수년간 각종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다만 헝가리 모델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입장차가 크다. "백약이 무효한데 시도해 볼만 하다"는 찬성 측과 "위장결혼 등 악용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엇갈린다.
30대 A씨는 "좋은 제안 같다. 우리나라에 맞게 적용해볼만 하다"면서 "어떤 대책을 내놔도 출산율이 안 오르는데 이런 파격적인 방식이라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40대 B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분명 위장결혼 등 악용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안 통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출산율 반등 효과가 장기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예컨대 러시아는 2007년 출산 수당 지원 정책으로 단기간 출산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후 재정적 불확실성으로 자녀를 더 낳지 않아 출산율은 곧 제자리로 돌아갔다.
한편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올해 처음 0.6명대(0.68명)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째 세계 꼴찌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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