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곱버스' 3411억 매수
개인 '레버리지' 9110억 매수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기관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반면, 개인은 지수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상품을 사모으고 있다.
개인 '레버리지' 9110억 매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3411억원어치 매수했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한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져야 수익을 내는 것이다.
기관은 또 'KODEX 인버스'를 626억원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에서 6번째로 많이 담았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6조9048억원을 팔아치운 기관이지만 인버스 상품을 꾸준히 모으고 있는 셈이다.
개인은 정반대다. 인버스 상품을 대거 팔고,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3688억원어치 팔았다.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1위다. 반대로 코스피 200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를 9110억원 순매수하며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현재까지 승기는 기관들이 잡은 모양새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지수를 역추종하는 인버스 상품들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200선물지수는 362.70에서 329.30으로 9.20% 떨어졌고, 코스피200지수도 8.62% 하락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지며 바닥을 찾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 중에서도 중국 경기에 대한 실망과 우려, 동북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올투자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국의 경제활동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연초 지방 양회부터 전국 양회까지 경제지표나 정책적 측면에서 뚜렷한 모멘텀이 나타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2300선 후반에서 2400선 초반에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달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로 향하고 있다. 조병현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매크로 모멘텀이 크게 개선되면서 기초체력에 기반한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소재를 찾아볼 필요가 있고, 이달 FOMC와 다음달 2일 나오는 고용지표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여지가 있는 소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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