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접목 애플보다 앞서 출시
뒤처진 프리미엄 시장 따라잡아야
뒤처진 프리미엄 시장 따라잡아야
공개된 AI폰 기능에 외신의 찬사도 이어졌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 이후 가장 놀라운 스마트폰의 진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생성형 AI가 내장된 S24는 스스로 연산하고 필요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3개 언어의 전화 통역 서비스가 실시간 가능하다.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기기 안의 AI가 이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촬영된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다면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된다. 눈앞에 바로 장소명이 뜬다. 개인비서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수없이 많다고 한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폭발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글로벌 빅테크의 격전지가 됐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웨어러블, 자동차 등 각종 기기에 AI가 장착될 날이 머잖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10대 중 4대가 AI폰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불과 3년 뒤에 벌어질 일이다. 불꽃 튀는 첨단 전쟁터에서 경쟁사 애플보다 한발 앞서 AI폰을 내놓은 삼성의 기술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삼성이 확고한 우위에 서기 위해 갈 길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차분히, 주도면밀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이 70%(지난해 기준) 이상 점유율을 차지해 압도적 1위에 있다. 삼성은 이보다 한참 뒤진 17%로 2위다.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에선 삼성이 줄곧 1위였으나 이 순위마저 지난해 애플에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2억3460만대(점유율 20.1%)를 팔아 삼성전자(2억2660만대, 19.4%)를 넘어섰다. 삼성은 AI폰으로 다시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계획인데 그만큼 지금은 중차대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삼성의 끝없는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AI 생태계가 국내에서 제대로 구축돼야 삼성이 선도자로 올라설 수 있다.
국가대항전이 된 반도체 시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지난해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미국 인텔에 뺏겼다. 2년 만에 선두를 내준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불황 여파로 삼성이 고전하는 사이 인텔은 칩스법 등 바이든 정부가 작심하고 내놓은 자국 산업 부흥책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일본의 기류도 비슷하다. 우리도 인프라, 세제, 인력 지원을 아낌없이 해줘야 한다. 정부도 관련된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관건은 실행력이다. 우리 기업이 세계를 휩쓸려면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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