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대상 '비트코인 → 스테이블코인' 이동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코인 범죄가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다만 비트코인에 집중됐던 범죄가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보였다.
범죄 줄어든 '크립토 스프링'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는 19일 ‘2024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 - 개요(Intro)’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가상자산 주소가 수신한 총 금액은 242억달러(약 32조4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 396억달러 (약 53조1000억원)에 비해 39% 가량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제재 대상 기관과 관련된 불법 거래 금액은 149억달러(약 20조원)로, 전체 불법 거래량의 61.5%를 차지했다.
에릭 자르딘(Eric Jardine) 체이널리시스 사이버범죄 연구 총괄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라는 역사적인 결정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4만6000달러(약 6200만원)를 돌파했다. 이는 크립토 윈터가 끝났음을 시사한다”며 “작년에 가상자산 범죄 활동이 크게 감소한 것과 맞물려, 새로운 성장 국면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캠·도난 자금' 줄고 '랜섬웨어·다크넷' 늘어
작년에 불법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주로 신용사기인 ‘스캠’과 ‘도난 자금’이 현저하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각각 전년대비 29.2%, 54.3% 감소했다. 특히 도난 자금의 감소는 디파이 해킹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디파이는 고유한 투명성을 갖고 있다.
전반적인 감소 추세와 달리 2023년에 가장 두드러진 두 가지 가상자산 범죄는 ‘랜섬웨어’와 ‘다크넷 시장’이다. 랜섬웨어는 악성코드로 컴퓨터를 해킹해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방식, 다크넷은 '온라인 암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네트워크 활용 방식이다.
에릭 총괄은 "랜섬웨어 범죄는 지난해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줬으나 다시 급증했다. 이는 랜섬웨어 공격자들이 많은 조직이 시행한 사이버 보안 개선에 적응한 결과로 보인다”며, “다크넷 시장에서의 불법 활동도 늘어나고 있고 총 수익이 다시 2021년 최고치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드라 셧다운이 다크넷 시장을 억제하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성장하며 범죄도 늘어
보고서의 또 다른 주요 내용은 사이버 범죄자들이 선호하는 가상자산이 비트코인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랜섬웨어, 다크넷 시장 등 일부 가상자산 범죄는 여전히 비트코인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스캠, 제재 대상 관련 거래 등의 범죄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비트코인은 전체 불법 거래의 25% 미만으로, 현재 불법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테이블코인보다 훨씬 뒤처져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지사장은 "최근 이뤄진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통해 가상자산은 점차 제도권 금융의 한 종류로 자리 잡아갈 예정”이라며, “그에 발 맞춰 보다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장려하는 보다 성숙한 시장 인프라 구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 지사장은 "블록체인의 고유한 투명성 덕분에 체이널리시스와 같은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은 규제 기관, 법 집행 기관, 가상자산 기업이 블록체인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효과적으로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이러한 역량은 블록체인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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