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용퇴 선언 일주일 만에
차기 회장 롱리스트 확정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 롱리스트 포함돼
2월 중순 숏 리스트, 3월 이사회서 최종 선임
차기 회장 롱리스트 확정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 롱리스트 포함돼
2월 중순 숏 리스트, 3월 이사회서 최종 선임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9일 그룹최고경영자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차기 회장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1단계 프로그램인 '롱리스트 선정 프로그램'에 따라 내·외부 후보자를 대상으로 자격요건 검증, 서류심사, 다면평가(평판조회)를 실시했다"라며 "금일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DGB금융그룹 핵심인재 육성(HIPO) 프로그램에 따라 행장에 오른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시중은행 경영 경험이 있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성광고·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북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은행 계열사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시작해 대구은행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 등을 지냈다. 김태오 현 DGB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로는 지주에서 비서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낸 '경영 전문가'다. 특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우선순위로 두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전 행장은 1958년생으로 달성고·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농협중앙회에서 시작해 인사팀장과 서울지역본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부장 등을 맡아 영업점과 본점 경험을 골고루 갖췄다. 임종룡 전 NH농협금융지주(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상무로 발탁한 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농협은행장을 지냈다. 2017년 12월 행장에서 물러났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당시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농협은행 성장여건을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DGB금융지주 회추위는 후보 인원 수, 내부·외부 출신이 각각 몇 명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황 행장은 롱리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추측성 보도와 예측을 최소화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회추위에서 후보 수와 출신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추위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다라 차기 CEO를 선임하기 위해 외부전문기관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후보자 추천의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체계화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는 사외이사 7명에 외부전문기관 2개사, 외부전문가 14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단계별 진행 방식과 평가 방법을 후보자에게 사전 공개해 후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향후 회추위는 △사외이사 심층 인터뷰 △행동면접(B.E.I) 평가 △업무 분야별 전문기관 평가 △심층 인적성 검사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오는 2월 중순께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숏리스트가 나오면 그룹 CEO로서 종합적 경영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 △CEO급 외부 전문가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 1인은 오는 3월 말 예정된 주주총회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회추위에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내부와 외부 출신 중 어느 쪽에 큰 점수를 줄지 주목된다.
최용호 회추위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DGB대구은행장을 성공적으로 선임한 경험이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금번 프로그램 또한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공정성·투명성·독립성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경영승계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지금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용퇴 의사를 표명했다. 김 회장이 2018년 5월 취임한 후 약 6년 만의 사의 표명이다. 김 회장은 취임 때부터 경영승계 프로그램 체계화·고도화를 추진, 2019년부터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HIPO를 가동해왔다. HIPO는 총 3단계로, 임원 직급별로 1~3단계 프로그램이 다르게 운영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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