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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작년 주택거래 28년 만에 최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0 05:22

수정 2024.01.20 05:22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지난해 기존주택 판매가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택거래는 고금리 여파로 매물 부족과 집 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AP뉴시스
미국의 지난해 기존주택 판매가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택거래는 고금리 여파로 매물 부족과 집 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AP뉴시스


미국의 지난해 기존주택 거래가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높은 모지기(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고공행진하는 주택 가격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저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이 위축돼 주택 가격은 크게 올랐다.

28년 만에 최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를 인용해 미국의 지난해 기존주택 판매가 전년비 19% 감소한 409만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5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당시 모기지 금리는 7~9.5%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에도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비 1% 감소해 연율기준 378만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주택판매 흐름이 1년을 지속하면 연간 판매규모가 378만채에 이른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체 거래규모를 밑도는 흐름이 12월에 나타났다는 것을 시사한다.

12월 기존주택판매는 2010년 8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1년 전보다는 6.2% 급감했다.

팬데믹 이후 부침


미 주택시장은 2020년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 속에 교외로, 더 넓은 집을 찾아 이동하는 이들이 늘면서 2년을 팽창했다. 주택 거래, 가격 모두 급증했다.

그러다가 2022년 중반 팽창이 멈췄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그 해 3월 첫번째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폭등한 탓이다.

이듬해인 2023년 사정은 악화됐다.

미 양대 주택금융공사 가운데 한 곳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가 6~8%로 치솟으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모기지 금리가 치솟자 팬데믹 당시 3% 수준으로 모기지를 얻었던 주택소유주들이 8%에 이르는 모기지를 감당하면서 주택을 내놓을 이유가 사라졌고, 이때문에 거래는 끊겼다.

시중 매물이 급감하면서 수요 위축 속에서도 집 값은 뛰었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 로런스 윤은 "시장이 활력을 얻으려면 주택 재고(매물)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 값은 4.4% 상승


NAR에 따르면 재고 부족 속에 집 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기존주택 가격 중위값은 38만2600달러(약 5억원)로 1년 전보다 4.4%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가파른 가격 상승세다.

WSJ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0.3% 가격 상승률을 예상했다.

올해 반등 기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 주택거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속에 그동안 지표금리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모기지금리는 10년물 수익률 변동에 반응한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0월 가장 보편적인 30년 고정금리가 7.49%까지 치솟아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후 1%p 넘게 급락했다.

이를 계기로 주택 쇼핑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매물 부족에 따른 재고 부족으로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면서 주택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NAR에 따르면 12월말 현재 매물로 나왔거나 계약이 진행 중인 주택 규모는 100만채로 11월에 비해 11.5% 줄었다.
다만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4.2% 늘었다.

통상 6개월치 재고가 있어야 주택시장이 원활히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미 주택재고는 3.2개월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올해 모기지 금리가 계속해서 내리면 매물이 늘고, 주택시장도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은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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