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목을 끄는 데엔 성공한 모양새다. 월 6만5000원에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따릉이'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곧 한강을 누빌 '리버버스'도 탈 수 있다고 하니 일단은 호기심도 생길 법하다. 4월부턴 사업 참여를 공언한 인천시와 김포시를 오가는 광역버스와 '김포골드라인'도 활용할 수 있게 돼 구매를 희망하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우려와 의심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천시와 김포시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참여가 불투명해 '반쪽짜리' 정책이란 볼멘소리가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해 예고했던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이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인한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을 정기적으로 오감에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지 못할 경기도민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 마침 지하철 요금을 올리기로 결정한 시점에 기후동행카드라는 교통복지정책이 나왔으니 공교롭긴 하다. 그럼에도 수도 서울의 이 같은 도전을 주목하고 그 결과를 함께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기후동행카드의 목적이 단순히 '대중교통요금 할인' '서민을 위한 교통복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의 모티브로 삼은 독일의 '도이칠란드 티켓'은 지난해 판매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이었겠지만,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기후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독일 정부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터다.
2004년 서울시의 시내버스 개편과 함께 본격화했던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앞두고 쏟아졌던 비판과 의심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예산 낭비, 교통정체 유발, 이용자 안전 등 온갖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해당 정책은 서울시의 가장 성공적인 교통행정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리고 그 배경엔 새로운 도전과 시도에 관심을 갖고 함께 지켜본 서울 구성원들의 동참이 있었다.
악화일로의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면 어쩌면 기후동행카드라는 새로운 도전은 오세훈 시장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20년 혹은 그 이후, 2024년의 지금을 돌아볼 우리를 생각해 본다면 기후동행카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도전과 한번쯤은 '동행'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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