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콜롬비아에서 최근 두 달새 미국인 남성 8명이 사망하고, 납치·강도 사건이 수십건 발생했다. 콜롬비아 미국 대사관은 이들의 죽음에 ‘데이팅 앱’이 연관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이 콜롬비아를 방문한 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틴더, 범블 등과 같은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현지 여성들과의 만나는 것을 주의하라는 여행경고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12월 콜롬비아 2대 도시인 메데인에선 남성 관광객들이 데이트 앱으로 현지 여성들을 만난 후 납치돼 인질로 잡히거나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수십건 발생했다. 두 달 동안 적어도 미국인 남성 8명이 현지 마약 카르텔이 주도한 범죄 피해로 인해 사망했다.
미네소타주에서 라오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코미디언 투 게르 시옹도 피해자 중 한명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현지 여성과 데이트를 한 지 몇 시간 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납치됐음을 알렸다.
이에 그의 친지들은 몸값으로 약 3000달러를 바로 송금했지만, 다음날 현지 경찰은 절벽에서 떨어져 숨진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데이트 앱 ‘틴더’를 통해 현지 여성을 만난 미국인 남성 폴 응우옌은 다음날 메데인의 한 쓰레기 수거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콜롬비아 마약 갱단들은 외국인들이 현지 여성과 만나러 나갈 때 강도나 납치를 저지르거나, 술에 마약을 몰래 타서 먹이는 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콜롬비아에선 매춘이 합법인데 이를 이용하려는 외국인 미혼 남성을 집중적으로 노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데리코 구티에레스 메데인시 시장은 미국 대사관의 여행 경고 조치에 대해 “우리는 외국인들이 더 가치 있는 관광 활동에 나서길 원한다”며 “매춘과 마약을 위해 콜롬비아에 올 수 있다고 여기는 외국인을 원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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