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추락하는 홍콩증시… ELS 이어 ETN도 대규모 손실 우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2 18:22

수정 2024.01.22 19:19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
조기청산 사유 발생 거래정지
홍콩증시 관련 ETN 7개
한달 수익률 -11%∼-35%
추락하는 홍콩증시… ELS 이어 ETN도 대규모 손실 우려
홍콩 증시 급락 여파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셍테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조기에 청산되면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이날 지표가치가 986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 거래정지됐다.

이날 홍콩항셍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한 영향이다. 주가도 22일 하루에만 6.62% 내리며 987원까지 떨어졌다. 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에 대해 종가 기준으로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조기청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ETN은 홍콩증시에 상장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테크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2021년 7월 상장해 올해 7월 만기 예정이었으나 홍콩증시 급락으로 조기청산 대상이 됐다.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지난해(2642원) 대비 62% 넘게 급락했다. 증권사 측은 이 상품에 대해 지난해 9월 8일부터 매일 '조기청산 유의 안내' 공시를 낸 바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2배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도 조기청산 위기다.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이날 1701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15일까지 2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일주일 새 15.7% 하락했다. 삼성증권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장 개시 전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것을 공시했다.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10% 넘게 떨어지면서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도 중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2.5% 이상 내렸다.

홍콩증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관련 상장지수 상품들의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ETN 시장에서 홍콩 관련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총 7개다.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은 최소 -11%에서 -35%에 이른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 -35.1%,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34.9%,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 -22.2%,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 -20.7% 등이다. 다만,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급락한 홍콩지수 관련 상품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급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를 18억원 순매수했다.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B'(6억원),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3억원) 등도 사들였다.


증권가는 저가 매수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증권 박수진 연구원은 "홍콩증시는 미국의 금리 환경,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하락 베팅이 줄지 않고 있다.
가격이 싸도 저가 매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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