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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김현주 "배우의 삶과 나 완전 분리, 오래 활동하는 힘" [N인터뷰]②

뉴스1

입력 2024.01.23 12:54

수정 2024.01.23 12:54

'선산' 배우 김현주 / 넷플릭스 제공
'선산' 배우 김현주 / 넷플릭스 제공


'선산' 배우 김현주 / 넷플릭스 제공
'선산' 배우 김현주 / 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선산' 배우 김현주가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극본 연상호 등/연출 민홍남)의 주인공 김현주는 23일 오전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말했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지난 19일 공개돼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김현주는 '지옥' '정이'를 통해 장르물로 스펙트럼을 넓혀준 연상호 감독과 이번에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가 연기한 윤서하는 교수 임용만을 고대하며 담당 교수의 온갖 뒤치닥거리를 도맡아하고 있는 대학교 시간 강사. 절망스러운 시간 속에서 존재조차 희미했던 작은아버지의 사망으로 가족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다. 김현주는 윤서하가 처한 상황에서 불안 속에 놓인, 때로는 찌질하기도 한 얼굴을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박희순과 '트롤리'에 이어 연속 작업인데.

▶이번에는 많이 붙는 장면이 없었다. 박희순씨도 그래서 출연을 결정한 점도 있을 것이다. 박희순씨가 스케줄 맞추려고 자신을 캐스팅한 것 같다고 농담도 하셨는데 (선산에서는) 붙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트롤리' 하면서 한두 신은 겹쳤는데 너무 남편 같아서 얼굴을 못 보겠더라. 이거 쉽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배려심이 많은 배우다. '트롤리'할 때도 가깝게 느꼈는데 '선산'에서도 격 없이 잘 지냈고 좋은 오빠 동생, 선후배가 됐다. 의지도 하고 서로 상의도 한다.

-연상호 감독이 김현주씨가 '뮤즈'보다 영화적 동료라고 했는데.

▶내가 무슨 감독님에게 영감을 주겠나. (동료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나이대가 비슷하고 내가 활동하는 걸 봐왔으니까,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고맙게 생각한다. 배우는 계속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데 그런 것도 작품이 안 들어오면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럴 때 옆에서 용기를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어떤 역할이 들어왔나.

▶그동안 내가 해왔던 작품들과 (비슷한) 그런 게 들어왔다. 그러다 '왓쳐'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이후에는 조금 더 펼쳐진(넓어진) 대본이 들어왔다. '지옥'으로 액션을 하니까 또 그런 부분들이 보이는 대본이 들어왔다. 내가 연기력이 있어서 스펙트럼을 넓힌 것보다 연상호 감독님이 넓혀준 것 같기는 하다.

-장르물에 도전했는데.

▶나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도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사람들의 반응에 더 신경을 썼다. 지금도 그게 쉽지는 않은데 재미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두렵고 경계하고 피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시기가 됐다. 촬영현장은 늘 똑같아서, 다른 점이 있다거나 그렇진 않다. 이번에는 나를 버리고 조금 더 폭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웬만하면 감정을 눌러서 연기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좋아하는 장르인지.

▶개인적으로 스릴러 공포물을 좋아한다. 보는 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보면서 나도 저런 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다르긴 하더라.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데.

▶작품을 연달아 하기도 했고 더 집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감독님과 고생했다고 이야기 나누다가 '내가 너무 잘못 (연기)한 것 같아요'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이야기를) 서하가 끌고 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잘못인 것 같다. 누가 중심이 돼서 이야기를 가져가는 게 맞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디테일이 떨어진 부분이 있다. (그랬다면) 초반부터 짱짱한 힘을 가져갈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그런 점이 좀 부끄러웠다고 해야 할까. 다행히 잘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초반부터 '내가 주인공이다!'하고 나왔으면 거북했을 수도 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선산'은 어떤 연기를 한 작품인가.

▶신나게 감정을 폭발한 캐릭터였다? 그런 생각이다. 비굴해보이는 듯한, 답답해 보이는 듯한 모습도 있었을텐데 그게 윤서하니까 그런 말도 좋게 생각한다. 다 쿨하고 시원한 캐릭터는 아니니까,

-내년이면 데뷔 30년차 아닌가.

▶아니다, 드라마 데뷔를 1997년에 했으니까, 2026년을 30년으로 하자. (웃음) 몇년차인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10년차에 '10년차? 이거 언제까지 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때 걱정, 고민도 했지만 저는 계획적으로 사는 편은 아니다. 인생 자체는 즉흥적으로 산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거고 그렇게 내 인생이 흘러가지 않을까. 이대로 사는 게 좋다. 내가 뭘 하고 싶다고 그걸 쫓을 수도 없는 거다.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그런 작품을 찾으려고 한다. 요새 내 나이 때 그럴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더라, 나는 아기 엄마, 유부녀 역할을 의외로 일찍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예전에 '김현주는 엄마 역할' 이런 생각을 안 하셨던 것 같고, 이미 해봐서 엄마 나이가 됐을 때 엄마 역할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배우 김현주 외의 삶은 어떻게 꾸리고 있나.


▶일하지 않을 때의 내 모습은 일할 때와 완전 별개다. 완전 동떨어져 있다. 그게 이 일을 오래 하는 방법이라고 선택하고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저는 되게 자유로운 편이다. 일상 생활에서는 배우 김현주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롭다.
지금 이 나이가 되니까 밸런스를 일상에서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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