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대형 로펌들이 필리핀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5대 로펌 중 한 곳인 모리·하마다 마츠모토 법률사무소는 다음달 필리핀 마닐라의 타야그·노츄아앤츄 법률사무소와 제휴하기로 했다.
현지 로펌에는 모리·하마다 마츠모토의 도쿄 사무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6명의 현지 변호사가 일하고 있다.
모리·하마다 마츠모토 측은 "일본인 변호사 2명을 중심으로 현지 M&A나 진출 후의 컴플라이언스(법령 준수)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일본계 기업을 서포트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최대 로펌인 니시무라 아사히도 지난해 9월 마닐라 현지 로펌인 씨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와 제휴했다.
닛케이는 "이미 인프라 개발이나 핀테크 관련 업계에서 일본계 및 글로벌 기업의 상담, 의뢰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필리핀은 올해 소매 및 에너지 분야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예고돼 있다. 이에 따른 법무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해 일본 유수의 로펌들이 잇따라 현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필리핀에서는 규제상 외국계 로펌이 현지에 사무실을 차리기는 어렵다"면서 "일본 로펌은 현지 사무소와 제휴함으로써 필리핀법에 근거한 법무 조언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외에도 일본의 대형 로펌들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전개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니시무라 아사히는 말레이시아에, 모리·하마다 마츠모토는 인도네시아에 각각 거점을 마련했다.
이밖에 또 다른 대형 로펌인 나가시마 오노 츠네마츠 법률사무소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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