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재벌 3세를 사칭하며 3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28)씨가 교도소에서 책을 써서 받을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병철)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 등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전씨 측 변호인이 “변호인과 접견하면서 ‘지금은 돈이 없어 피해자들에게 변제를 하기는 어렵지만 아직 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있기 때문에 옥중에서 책을 써 판매되면 그 대금으로 피해 보상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비춘 적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전씨는 “네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전씨는 남현희(43)씨와 진심으로 결혼하고 싶었고, 남씨의 지위를 사기에 이용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씨와 결혼하려고 인터뷰를 했다”며 “이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사기를 하려고 했다면 저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전씨의 경호팀장으로 일했던 이모(27)씨의 공범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씨는 경호실장 역할을 하며 피해금 중 21억원 이상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하고 시그니엘 레지던스와 슈퍼카를 자신의 명의로 임차해 전씨에게 제공하는 등 전씨와 공모해 약 2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경호실장 이씨는 “전씨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 변호인은 이씨에게 “전씨의 노예처럼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서 모든 일을 했기에 전씨로부터 심리적 지배를 받았고 그래서 전씨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강했느냐”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전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재벌 3세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약 3억58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씨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전씨 변호인은 공판 과정에서 오는 26일 경찰에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3)씨와 대질신문이 예정돼 있다고 언급했다. 남씨는 전씨의 사기 공범으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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