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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서 인텔 안보인다" 인텔 주가 12% 폭락, 2020년 7월 이후 최대 낙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7 09:00

수정 2024.01.27 09:00

올해 1·4분기 시장 컨센서스 하회 실적 전망 후 주가 급락
매도 의견 내는 증권사도 속출
팻 갤싱어 CEO "AI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있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약 12% 폭락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약 12% 폭락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올해 1·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주가가 12%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 2020년 7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인텔 주가는 전장 대비 11.91% 급락한 43.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의 주가 폭락은 전날에 이미 예견됐다. 인텔은 전날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었다. 올해 1·4분기 전망치가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해서다.


인텔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어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4분기 매출을 122억∼132억 달러 사이로 예상했다. EPS는 0.13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매출 141억5000만 달러와 EPS 0.33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월가에서는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엔비디아 등 일부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인텔 등 중앙처리장치(CPU) 서버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성장 모멘텀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로젠블라트 증권 한스 모세만 애널리스트 인텔 주식에 매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AI가 인텔을 제외한 모든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투자플랫폼 AJ벨의 투자 책임자 러스 몰드 역시 "엔비디아와 AMD 같은 칩 회사들이 AI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이 인텔은 뒤처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다만 최소 15개 증권사가 인텔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44달러다.

인베스팅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토머스 몬테이로는 "인텔은 장기적으로 AI 베팅에서 여전히 이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시모어 로스는 "이런 큰 '미스'(시장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는 분명히 부정적이지만, 점진적인 약세의 원인이 인텔의 '핵심' PC·DC CPU 부문에서 대부분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소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미국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텔이 엔비디아 스타일의 AI 가속기 시장에서 서서히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AI 시장에 100%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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